‘증시가 떨어질 때 기분이 좋다’···‘610만% 수익률’ 전설 남기고 떠나는 워렌 버핏
저평가 우량주 장기 보유 ‘가치투자’ 유명
미 증시 믿음 바탕, S&P500 등 지수 투자 강조
투자 포트폴리오, 국내 투자자에 큰 영향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워런 버핏(95)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 최고경영자(CEO)가 1일 회사를 이끈 지 60년만에 은퇴했다.
지난해 5월 주주총회에서 연말 은퇴 계획을 처음 발표했던 버핏은 11월 주주서한을 통해 그렉 아벨 부회장에게 CEO의 자리를 넘길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올해부턴 그렉 아벨이 버크셔 CEO로 워런 버핏의 뒤를 잇는다.
워런 버핏은 투자를 통해 억만장자가 된 ‘월가 투자의 전설’로 꼽힌다. 1965년 34세의 나이에 당시 경영난에 휘청이던 섬유회사 버크셔를 인수해 기업가치가 1조1000억달러(1591조원)에 달하는 거대금융회사로 키워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65년 버크셔 주식을 산 투자자는 워런 버핏이 CEO자리를 내려놓은 이날까지 60년간 610만%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배당 포함 수익률 (4만6000%)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워런 버핏의 투자성공의 비결은 ‘가치투자’였다. 버핏은 저평가된 우량주를 장기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회사를 키워냈다. 기업에 투자할 땐 사업을 잘 이해하고, 향후 10년~20년 뒤의 미래가치를 생각해 투자하라는 철칙을 지켰다.
버핏은 “주식을 사는 사람들의 90%는 주식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시장이 떨어지면 더 불안해하지만, 시장이 떨어질 때 오히려 기분이 더 좋다”고 말했다. 시장이 과열될 땐 투자에 신중하고 시장이 공포에 빠질 땐 반대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버핏은 현금을 비축한 뒤 위기 때 모아둔 현금을 통해 투자에 나서 성과를 거둬왔다.
버핏은 미국 주식시장에 향한 믿음이 큰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미국 증시가 크게 흔들릴 때도 ‘미국 주식을 사야한다’며 투자자에게 미국에 대한 장기투자를 강조해왔다.
물론 버핏이 항상 ‘성공’했던 건 아니다. 빅테크 중 하나인 아마존 지분을 뒤늦게 매입하며 ‘일찍 아마존 주식을 사지 않은 바보’라며 후회하기도 했고 2010년대 초 매입한 IBM 주식을 2018년 전량매도해 ‘손절’에 나서는 등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투자자에도 영향을 줬다.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이 SNS상에서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라는 ‘밈’이 되기도 했고, 일반투자자에게 지수 투자(인덱스펀드)를 강조한 버핏의 영향으로 S&P500 등의 적립식 투자도 인기를 끌었다. 버핏은 테슬라 등 성장주를 선호하진 않았지만, 버크셔가 지난해 3분기말 43억달러 가량의 구글(알파벳) 지분을 취득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학개미도 알파벳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도 했다.
억만장자 버핏은 가진 부와 달리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했다. 그는 현재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약 1500억달러(약 217조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세계 10위 부자이다. 1958년 3만1500달러를 주고 구입한 오마하 교외에 있는 주택에서 거주하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맥도날드의 맥모닝을 즐겼다.
애플의 주요주주이지만, 10년 넘게 20달러짜리 삼성전자의 구형 핸드폰만 사용하다 2020년에야 아이폰으로 바꾼 일화도 유명하다. 버핏은 재산의 99.5%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왔고 6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1965년부터 매년 주주서한을 써온 버핏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주서한에서 ‘겸손’과 ‘용기’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실수로 자신을 지나치게 자책하지 마라. 그로부터 최소한 조금이라도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개선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며 “위대함은 막대한 부를 쌓거나, 엄청난 명성을 얻거나, 정부에서 강력한 권력을 쥐는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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