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도, 웨스트엔드도 안 부럽다… 지금 한국은 ‘뮤지컬 천국’

‘렌트’, ‘물랑루즈!’, ‘킹키부츠’, ‘비틀쥬스’, ‘보니 앤 클라이드’, ‘에비타’….
지금 한국 뮤지컬은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가 부럽지 않다. 블록버스터 뮤지컬로 넘쳐나는 겨울 시즌은 마음은 설레지만 지갑은 가벼워질 수밖에 없는 계절. 올해는 특히 ‘역대급’이다. 워낙 작품이 많아서 지갑 사정은 부담스럽지만 티켓 사정은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그동안 매진 행렬에 속 쓰렸다면, 지금이 마음에 담아둔 뮤지컬 티켓팅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다.
◇지친 삶 위로하는 사랑과 우정

“집세(rent) 안 낼 거야, 세상 모든 건 다 빌려 쓰는 거니까!” 재개발을 앞둔 맨해튼 건물, 젊은 예술가들은 노래한다. 뮤지컬 ‘렌트’의 무대는 폭발적인 젊은 에너지로 넘실댄다. 로큰롤부터 재즈와 탱고까지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들이 연신 뿜어내는 열기다. 젊은 꿈과 시련, 희망과 좌절, 사랑의 이야기가 치명적 질병이 퍼지던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1년이면 ’52만5600분의 귀한 시간들‘, 우리에겐 ‘오직 오늘뿐’이고, 힘든 시기를 버티는 힘 ‘그것은 사랑’이다.

‘킹키부츠’ 역시 위로와 힘이 되는 뮤지컬. 폐업 위기인 수제화 공장을 물려받은 영국 노샘프턴의 ‘찰리’가 화려한 여장을 하고 공연하는 드래그퀸 ‘롤라’와 힘을 합쳐 기적 같은 성공을 이뤄낸다. 마지막 노래는 배우와 관객이 다 함께 일어나 춤추며 노래한다. ‘가끔 넘어질 땐 내 손을 꼭 잡아/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게….’ 이 작품만큼 커튼콜 뒤에 관객 표정이 밝은 공연도 드물다.
◇반짝반짝 화려한 판타지

무대와 퍼포먼스의 화려함을 놓고 보면 ‘물랑루즈!’가 단연 압도적이다. 거대한 푸른 코끼리와 붉은 풍차, 화려한 조명과 무대에 관객들의 가슴은 극장에 들어설 때부터 콩닥콩닥 뛴다. 1899년 파리, 운명적 사랑에 빠진 카바레 스타 여가수와 무명 작곡가 사이를 부자 귀족이 가로막는다. 엘튼 존, 마돈나, 레이디 가가, 아델 등 귀에 익은 히트 팝 70여 곡이 쉼 없이 이어진다.
칠리 소스 잔뜩 뿌린 나초 세트처럼 맵싸하고 독특한 맛을 원한다면 ‘비틀쥬스’. 팀 버튼의 상상력을 아날로그 무대 기술로 구현한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유령을 보는 소녀 리디아가 말썽꾸러기 유령 비틀쥬스를 만나면서 대소동이 벌어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세트도 매력 포인트.
◇영화보다 더 극적인 실화

‘에비타’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부인 에바 페론(1919~1952) 이야기. 주제곡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라이브로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녹아내린다. 가창력이라면 뮤지컬 톱을 다투는 배우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주인공. 촘촘한 이야기 진행과 에너지 넘치는 군무에도 큰 공을 들였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1930년대 대공황기 미국을 뒤흔든 실제 범죄자 커플의 이야기. 몇 푼 팁을 위해 손님들의 희롱을 감수하며 살던 식당 웨이트리스 ‘보니’ 앞에 무일푼에 범죄자지만 그녀의 노래 재능을 알아봐준 ‘클라이드’가 나타난다. 스타를 꿈꾸면서 함께 할리우드로 향하지만, 돈도 연줄도 없는 이들이 오로지 기댈 건 뻔뻔한 허세와 손에 든 총뿐이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웃는 남자’ 등을 쓴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노래, 가스펠 스타일의 가창력이 두드러지는 합창과 군무가 인상적. 조명과 문자 영상 중심의 무대 디자인도 스타일리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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