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장비 투입… 웨이퍼 절삭 공구 생산, 사흘서 반나절로 단축”
<2> 신한다이아몬드공업 1공장
지난 12월 24일 인천 남동구 신한다이아몬드공업 1공장 검사실. 12명의 작업자가 50배율 현미경으로 지름 4인치(약 10㎝) 원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원판 위에 가루처럼 뿌려진 머리카락 굵기(100~200㎛)의 초미세 다이아몬드 5만개 중 불량을 잡아내는 공정이다.
이들 뒤편에선 연구원 한 명이 실험용 영상 장비로 150배 확대해 찍은 원판 이미지를 분석해 다이아몬드 불량 여부와 그 유형을 일일이 입력했다. 숙련된 검사자가 디스크 한 개당 꼬박 30분을 매달려야 하는 고된 노동을, 5~10분 만에 끝내줄 AI(인공지능) 눈을 훈련시킬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는 작업이다. 노동 집약적 공정과 이를 AI로 대체하기 위한 준비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 눈에 의존하던 불량 검사 AI 전환 추진
신한다이아는 1978년부터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절삭 공구를 만들어왔다. 건설에서 디스플레이·정밀 산업을 거쳐 1999년부터는 반도체 웨이퍼 공정에 필수적인 절삭 공구를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CMP 다이아몬드 디스크다.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거울처럼 깎아내는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화학·기계적 연마) 공정에 필수적인 절삭 공구다.
웨이퍼는 회전하는 연마 패드로 깎아 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패드 표면이 닳고 무뎌진다. 무뎌진 패드 표면을 미세하게 긁어줘 다시 거칠게 만들어주는 게 다이아몬드 디스크다. 비유하자면 칫솔(패드)로 이를 닦다가 칫솔모가 누웠을 때, 이를 다시 빳빳하게 세워 끝을 다듬어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디스크가 불량일 때다. 5만개 다이아몬드 중 단 하나라도 겹쳐 박히거나 튀어나오면 패드를 찢고, 웨이퍼 표면에 치명적인 스크래치를 낸다. 이는 반도체 수율(합격품 비율) 저하로 이어진다. 전체 생산 과정에서 검사 공정이 핵심인 이유다.
◇‘10년 위기’ 넘어 TSMC 재납품 목표
그간 불량 선별 작업은 전적으로 사람 눈에 의존해왔다. 다이아몬드가 워낙 작고 투명해 기존 장비로는 식별이 어려워 자동화가 쉽지 않았다. 작업자 컨디션에 따라 불량 선별에 편차가 생겨 현재 불량률은 약 6% 수준이다.
신한다이아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전환에 착수했다. AI 영상 인식 장비로 다이아몬드의 형태를 지문처럼 읽어내 불량을 잡아내겠다는 것이다. 박동열 상무는 “2027년 AI 도입이 완료되면 불량률이 1% 이내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AI 전환이 완료되면 품질뿐 아니라 생산성도 오른다. 디스크 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3일에서 반나절로 단축된다. 이는 생산 능력(캐파) 확대로 연결된다. AI가 걸러낸 다이아몬드는 품질 기준이 높지 않은 건설 등 다른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AI 대전환은 생존이 걸린 승부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에도 납품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는 2010년대 초 불량 이슈로 거래가 끊겼다. 그 여파로 매출 면에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신한다이아는 AI 기반 품질 혁신을 통해 TSMC와 다시 거래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성규 신한다이아 대표는 “AI 자동화 체계가 완성되는 2027년 회사는 ‘제2의 창업’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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