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억 공천 헌금' 강선우 제명… '비명횡사' 2024년 총선 공천으로 의혹 번질라
강 의원 제명, 김병기 전 원내대표 징계 청구
"김 전 원내대표 거취 결단 불가피" 목소리

2022년 지방선거 '1억 원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받는 강선우 의원이 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불똥이 총선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강 의원 공천 헌금 수수 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사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게 서울 동작구 전 구의원들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현금 수천만 원을 전달했다 3~5개월 뒤 차례로 돌려받았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들은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2024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관련 탄원서를 민주당에 제출했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도 거취 결단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선우 탈당 정도로는 사태 수습 어렵다는 위기감
민주당은 이날 강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직후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강 의원을 전격 제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신속한 징계 결정을 요청키로 했다.
지난해 8월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을 받던 이춘석 의원이 자진 탈당하자 이튿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이 의원에 대한 제명을 지시했던 것보다 신속한 대응이다. 공천 비리 의혹에 대한 확실한 절연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강 의원 탈당 정도로는 사태 수습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끊어낼 것은 끊어내고 이어갈 것은 이어가겠다"며 칼을 빼 들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 지난달 25일 윤리감찰을 지시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면서다. 당시에는 현직 원내대표였던 만큼 감찰 사실을 비공개로 했지만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6·3 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상황에서 당의 공천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악재가 터진 만큼 엄중한 대처가 불가피하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지위고하 막론하고 윤리감찰의 대상이 되면 비켜갈 수 없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성역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억 원 공천 헌금' 묵인 의혹을 포함해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고강도 감찰을 진행했다. △차남 숭실대 편입 과정 개입 의혹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의전 요구 의혹 △국정원 직원인 장남이 자신 업무에 보좌진을 동원한 의혹 △김 전 원내대표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 등이다.

2020년·2024년 총선 공천 문제로까지 번질라
민주당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의원들이 직접 선출했다"며 감싸던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 '신속한 징계 요청'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도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2020년 총선 공천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까지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 성격인 셈이다.
특히 동작구 전 구의원들이 작성한 탄원서가 2024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수진 당시 동작을 의원을 통해 당 지도부에 전달했고 이후 당 윤리감찰단으로 넘겨졌지만, 김 전 원내대표 측이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당시 총선 예비후보자검증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 비명(비이재명)계를 학살하는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을 주도했다. 더욱이 당시 당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이었던 만큼 불똥이 청와대로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전 원내대표 비위 의혹은 당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강 의원이 이날 내놓은 해명도 김 전 원내대표와 관련한 또 다른 의혹의 불씨를 낳은 측면이 있다. 강 의원은 2022년 4월 20일 김경 서울시의원에게 받은 돈을 A 사무국장이 보관 중이라는 보고를 받자마자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 전 원내대표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최근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의원이 1억 원 문제를 논의한 시점(21일)보다 하루 빠르다. 강 의원은 해당 녹취는 김 전 원내대표 지시에 따라 대면보고를 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공천 헌금 문제를 이미 인지한 상태에서 강 의원을 불러 대화를 녹음한 데 대해 김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음을 드러내려는 강 의원의 폭로 성격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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