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명령’ 대만 화교 3세, 한국서 머문다
법무부, 보호 해제 의결… 석방
‘비자 미발급’ 취업 등 제약 우려
인천화교협회 “거처 등 살필것”

강제 퇴거명령이 내려져 오갈 곳 없던 처지였던 대만 화교 3세가 외국인보호위원회의 결정으로 한국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지난달 30일 법무부 외국인보호위원회는 대만 국적 화교 3세 한홍(60)씨에 대한 보호처분과 관련해 회의를 열고 ‘보호 해제’를 의결했다.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로부터 지난해 11월 ‘강제 퇴거명령’을 받은 한씨는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었다. 한씨는 140여 년 전 조부모 대부터 한국에 들어와 평생을 한국에서 살아왔다. 그는 대만 국적이지만 호적이 없는 무호적 국민으로 대만에 정착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즉각 송환이 어려운 상황에 출입국관리법 제63조에 근거한 보호 처분이 내려졌다.(2025년 12월15일자 6면 보도)
최근 외국인보호위원회 판단에 따라 한씨는 지난달 30일 인천외국인보호소에서 석방됐다. 외국인보호위원회는 지난해 3월 출입국관리법 개정에 따라 신설된 행정위원회다. 외국인을 무기한 보호(구금)할 수 있었던 법 조항이 사라짐에 따라 보호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강제 퇴거명령이 내려진 외국인은 법에 따라 본국(국적을 지닌 나라)으로 송환하거나, 어려울 시 희망국 혹은 출신 국가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대만 화교는 본국에서의 무호적 문제 등 특수성이 있어 외국인보호위원회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씨는 태어나 자란 한국에서 거주는 가능해졌지만, ‘무비자’ 상태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퇴거 명령은 철회됐지만 법무부가 한씨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씨는 매달 1회 안산출입국을 찾아 ‘후속 점검’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F-2(생활근거가 국내에 있는 장기체류자) 비자를 보유한 대만 화교와 달리, 비자가 없는 한씨는 향후 취업, 휴대전화 개통 등에서 제약을 받는다.
한씨는 “새해를 한국에서 보내게 돼 기쁘고, 평생을 살아온 한국을 떠나지 않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신분의 제약은 있겠지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올바르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주희풍 인천화교협회 부회장은 “기약없이 보호 상태였던 한씨가 석방된 것은 다행”이라며 “화교협회에서 신원 보증을 했고, 향후 한씨의 거처 등도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자조차 없이 사실상 투명인간처럼 살게 될텐데,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또다른 어려움을 겪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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