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녹록찮은 통상 환경…각국 ‘경제안보’ 각축전 예고

이재호 기자 2026. 1. 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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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트럼프 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렸던 한 해였다면, 2026년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제 안보'를 내세우며 보호무역 각축전을 벌이는 해가 될 전망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2026년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제 안보'를 내세워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을 높이는 녹록하지 않은 대외무역 환경이 될 전망"이라며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비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배타적인 무역 조치를 일부 첨단산업에서 전방위로 확대한 중국의 변동성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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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25년이 트럼프 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렸던 한 해였다면, 2026년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제 안보’를 내세우며 보호무역 각축전을 벌이는 해가 될 전망이다. 무역액 규모가 크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지난해에 이어 녹록하지 않은 무역·통상 환경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나라는 멕시코다. 멕시코 정부는 1일부터 철강, 자동차, 의류 등 전략 산업으로 지정한 1463개 품목 수입품에 대해 최대 50%까지 관세를 부과한다. 관세 부과 대상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로 한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포함됐다. 한국의 대멕시코 수출액은 136억달러(약 20조원·2024년 기준)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아·삼성전자·엘지(LG)전자 등 대기업과 수많은 협력사가 멕시코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며 북미 시장 수출을 위한 거점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멕시코에 진출한 기업들은 현재 멕시코 정부 산업 지원 프로그램 등에 따라 원자재나 장비 수입 때 저율 관세나 세금 유예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7월로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협상 과정에서 이러한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맥시코 지원책을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원산지 규정 우회 통로로 악용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비판해 온 미국의 요구를 멕시코가 수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전략이었던 ‘중간재 수출 후 현지 조립’ 모델이 위기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한국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7개 수입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산업통상부 자료를 보면, 한국은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로(석탄으로 철강 생산)와 전기로(전기로 철강 생산)의 비중이 각각 72%와 28%인 반면, 유럽연합은 56%와 44%로 차이를 보여, 상당 규모의 탄소세를 물어야 할 수 있다.

한국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1284억1900만달러, 2025년 12월25일 기준)이 오는 3월1일부터 시행할 개정 대외무역법도 한국 관련 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새로 명시한 대외무역법은 중국의 안보와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에 대해 무역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안보를 이유로 무역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마련함으로써 지난해 벌어졌던 희토류 공급 통제나 미중 무역 갈등이 재현돼 한국 산업도 연쇄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2026년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제 안보’를 내세워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을 높이는 녹록하지 않은 대외무역 환경이 될 전망”이라며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비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배타적인 무역 조치를 일부 첨단산업에서 전방위로 확대한 중국의 변동성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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