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망법에 발끈한 미국…정부 "美 차별 아냐" 진화에도 비관세 협상 불안

오지혜 2026. 1.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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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지난해 말 통과된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미국이 반발해 올해 본격화될 비관세 협상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일 한국일보에 "디지털 이슈에 대해서는 양국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근거해 (미국) 기업들에 차별적이지 않게 운영한다는 원칙하에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정보통신망법은 특정국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서 미국 측 우려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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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 국회 통과에 공식 우려 표한 미국
정부, "미 기업 차별 아냐" 원칙 부합 강조
올해 본격화될 비관세 협상 뇌관 되나 우려
전문가 "합의 뒤집긴 무리, 설득·조율해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가결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민경석 기자

국회에서 지난해 말 통과된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미국이 반발해 올해 본격화될 비관세 협상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우선 상황을 지켜보며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법이 아님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일 한국일보에 "디지털 이슈에 대해서는 양국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근거해 (미국) 기업들에 차별적이지 않게 운영한다는 원칙하에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정보통신망법은 특정국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서 미국 측 우려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불참 속에 처리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민경석 기자

올해 7월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언론사나 유튜버가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입힐 경우 손해액의 최대 다섯 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또 대규모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허위 정보 유통을 방지할 의무가 부과된다. 미국은 이 법안이 자국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시도로 본다. 미 국무부는 개정안에 대한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본보 질의에 지난달 31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개정안을 빌미로 관세 협상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디지털 규제는 협상 초기부터 미국이 강하게 지적한 비관세 장벽이었다. 현재까지는 추후 대(對)미 투자가 중심이 되며, 양국은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식의 큰 틀의 원칙에 합의한 상태다. 대신 비관세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이행계획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 계획이 합의돼야 제네릭 의약품(복제약)과 일부 전략 품목에 대한 상호 관세를 면제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공동위를 통해 사실상 비관세 장벽 협상이 본격화되는 셈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공동위가 연기된 뒤 아직도 일정은 미정이고,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의 디지털 분야 규제 추진이 공동위 개최를 가로막았다는 의혹도 흘러나왔다. 즉 정보통신망법이 향후 비관세 장벽 협상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어떤 부분이 미국에 차별적인지 언급된 것은 없다"며 "조금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했다.

세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30일 엑스에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문제 삼으며 올린 글. 엑스 캡처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미 맺은 합의를 뒤집지는 않을 거라 내다봤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쿠팡 문제 등이 터지면서 본래 속내를 조금 더 빠르게 내비친 게 아닐까 싶다"며 "대미 투자 유치가 우선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고민스러운 지점일 것"이라고 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유럽연합(EU)이 비슷한 법으로 미국 기업을 제재하니 한국에 과민 반응하는 것"이라며 "미국 기업만 차별 대우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고, 문제 삼는 조항은 소통하며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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