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출판사와 상생한다더니…“책값 더 깎거나 광고비 올려”

이주빈 기자 2026. 1. 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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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출판계와의 상생을 약속한 지 석달 만에 또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쿠팡과 2026년도 계약을 갱신했다는 출판사 대표 ㄴ씨도 "쿠팡은 공급률을 과도하게 낮춰달라고 요구한다. 이미 낮은 수준이라 공급률을 더 낮출 수는 없다고 하면 광고비를 올리든지 성장장려금을 더 내라고 압박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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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앞두고 ‘갑질’ 증언 잇따라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붙은 쿠팡 규탄 스티커. 연합뉴스

쿠팡이 출판계와의 상생을 약속한 지 석달 만에 또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2026년 계약 갱신을 앞두고 출판사들에 마진 인하와 광고비 증액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불공정 거래 신고를 접수받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선포했다.

1일 출판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출협은 지난해 12월17일 회원사들에 공문을 보내 쿠팡과의 재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집중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쿠팡이 지난해 9월 출협과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불공정 거래 근절 등을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출판사 대표 ㄱ씨는 “매년 연말만 되면 어떻게 쿠팡의 압박을 방어할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ㄱ씨는 “통상은 공급률(소매가격 대비 납품원가) 60%로 정도 납품 계약을 맺고 저자 인세 등을 정하는데, 쿠팡이 요구하는 광고비·성장장려금을 다 들어주면 실제 공급률은 40%대까지 떨어진다”며 “쿠팡에서 판매되는 책은 별도로 정산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쿠팡과 2026년도 계약을 갱신했다는 출판사 대표 ㄴ씨도 “쿠팡은 공급률을 과도하게 낮춰달라고 요구한다. 이미 낮은 수준이라 공급률을 더 낮출 수는 없다고 하면 광고비를 올리든지 성장장려금을 더 내라고 압박한다”고 하소연했다. 한번 공급률을 계약하면 동일 조건을 장기간 유지하는 기존 온라인서점과 다르게 쿠팡은 매년 계약을 갱신하고, 그때마다 조건을 변경한다.

재계약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를 느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출판사 직원 ㄷ씨는 “쿠팡이 일정 매출 이상 나오는 출판사 관계자들을 본사로 부른다. 명목은 ‘협상’이지만, 실제로는 ‘광고비를 두배 이상 올려라’ ‘권한이 없으면 대표를 데려와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들이 계속되자 출협은 지난해 12월31일 회원 출판사들에 ‘쿠팡 재계약 대응 관련 안내’ 지침을 보내기도 했다. 출협은 “불합리한 조건에 성급하게 합의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계약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출협에 신고하고 통화 및 현장 녹음, 이메일 등 증거자료를 확보”하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탈팡’을 고민하는 출판사도 늘고 있다. ㄷ씨는 “쿠팡 매출이 거래처 중에 1위이긴 한데, 쿠팡이 너무 낮은 공급률을 강요해 거래를 끊는 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매출은 줄어들지만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실제 ㄷ씨가 일하는 출판사는 쿠팡이 요구하는 조건을 거절해 2026년부터 쿠팡과의 거래를 종료하기로 했다. ㄴ씨는 “쿠팡 판매량이 많아 올해는 광고비 인상 조건을 수용했지만, 쿠팡 의존도가 커질수록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납품원가 후려치기 등으로 출판 생태계를 해친다는 비판을 받자 지난해 9월 출협과 상생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상생협의체가 제대로 운영되는지도 의문이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쿠팡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쿠팡은 △상생협의체 회의 개최 여부 △협의체 논의 결과에 따른 이행 계획 또는 현재까지의 이행 결과 등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출협도 “상생협의체 내용은 비공개하기로 합의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쿠팡 쪽은 “국내 도서 산업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직거래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상생 방안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도서가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출판업계와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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