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서안 난민촌 철거·가자 구호 차단…팔레스타인 전방위 봉쇄

윤연정 기자 2026. 1. 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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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우기'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전반에서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안지구에서는 난민촌 철거가, 가자지구에서는 구호 활동 차단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에 지친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인구 순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새로운 규정에서는 구호단체들이 가자지구에서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직원들의 이름을 등록하고 자금 및 운영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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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 속 이스라엘도 인구 유출
2025년에만 6만9천명 떠나…2년 연속
1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시 해안에서 피란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머무는 천막들 앞 해변을 주민들이 걷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우기’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전반에서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안지구에서는 난민촌 철거가, 가자지구에서는 구호 활동 차단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에 지친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인구 순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새해 전날에도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 군용 불도저가 자신들의 집을 허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는 거의 1년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서안지구 북부 난민촌 침략의 일환이라고 에이피는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위성 이미지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이스라엘군은 누르샴스, 제닌, 툴카렘 난민촌에서 최소 850채의 건물을 파괴하거나 심하게 훼손됐다. 이러한 참상은 이스라엘군이 2025년 초 ‘철의 장벽’ 작전을 수행한 이후 약 11개월 동안 서안 지구 북부 전역에서 반복적으로 목격됐다. 이 과정에서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집을 잃어 친척 집에 살거나, 임대 아파트나 공공건물에서 밀집해 생활해야 했다.

31일(현지시각) 서안지구 도시 툴라켐 인근 누르샴스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이 굴착기로 건물들을 철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의 목표가 무장 단체를 소탕하는 것이며, 철거 작업은 무장 세력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거나 군대의 통행로를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자국 군대가 일부 난민촌에 1년간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언제 그들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스라엘의 공세는 가자지구에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비비시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국경 없는 의사회(MSF)와 액션에이드, 국제구조위원회(IRC) 등이 포함된 국제 구호단체 37개의 활동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장 1일부터 활동 허가가 정지되고 60일 이내에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이 새로운 등록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활동이 중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새로운 규정에서는 구호단체들이 가자지구에서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직원들의 이름을 등록하고 자금 및 운영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스라엘 쪽은 다른 무장 단체들이 구호단체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쪽은 국경 없는 의사회 등 일부 국제 구호단체 활동가들이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 단체와 연계됐고, 전쟁 내내 이들이 구호물자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구호단체들은 자의적인 규정이라며 비판하고, 해당 단체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가자시티 알리말 지역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목발을 짚고 국경없는의사회(MSF) 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조치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식량난과 의료 위기 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년간의 가자지구 전쟁 동안 거의 50만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10개국 외교장관들은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내어 구호단체 활동이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에 필수적이고 이들의 활동을 막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의 조처를 규탄했다.

이러한 와중에 2년에 걸쳐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의 여파로 이스라엘 인구가 2년째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중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만9천명이 넘는 이스라엘인이 해외로 이주했다. 같은 기간 신규 이민자는 약 2만4600명, 해외 장기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이들은 1만9천명, 가족 재결합을 위해 돌아온 이가 5500명 정도다. 한 해 동안 2만명에 가까운 규모의 인구가 순유출된 셈이다. 2024년에는 8만2700명 이스라엘인이 나라를 떠났는데, 이는 나라에 유입된 인구보다 약 5만명이 더 많은 수치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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