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뒤흔든 “세징야 떠나겠다” 폭탄선언, 진실은 무엇일까?

박대성 기자 2026. 1. 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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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박대성 기자] 새해가 밝기 직전, 대구FC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시즌을 끝낸 뒤 휴가를 보내고 있는 세징야 손 끝에서 나왔던 폭탄선언, ‘대팍의 왕’이라고 불리는 레전드의 마음이 흔들린걸까. 루머에 불과했던걸까.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대구는 2025시즌 박창현 감독 아래에서 깜짝 1위를 찍었다가 빠르게 추락했다. 고위층은 꽤 빠른 타이밍에 감독 교체를 단행, 시즌 개막 후 9경기 만에 박창현 감독과 작별했다. 이후 서동원 수석코치 임시 감독 체제를 거쳐 5월 말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김병수 감독은 리그 17라운드 광주FC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했다. 38라운드까지 22경기 동안 4승 11무 7패를 기록했다. 매 라운드 승부처에서 잡아야 할 팀들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결국 승점 3점 경기가 1점에 그쳐 강등권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결과는 눈물의 다이렉트 강등이었다.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2026시즌을 준비해야 할 대구였다. 하지만 2025년 연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세징야의 폭탄선언’이 떠돌았다. 어떤 팬과의 대화로 추정되는 메시지에서 “대구를 정말 존중하고 사랑하지만, 김병수 감독과 함께라면 이 팀에 남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대구 팬들을 정말 존경하고 이 구단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이 메시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지금 감독이 내년에도 남는다면 저는 구단에 계속 있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이미 구단에 외국인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심지어 제가 내년에 뛸 수 있을지조차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떠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감독은 저를 포함해 모든 외국인 선수가 떠나길 원합니다. 저는 이 감독에게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10년 동안 이 구단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그는 대구를 위해 아무것도 한 게 없으니까요. 왜 그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떠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거든요. 저는 문제를 해결할 힘이 없습니다."

온라인상에 퍼졌던 메시지 캡쳐 원본은 삭제됐지만, ‘스포티비뉴스’가 다양한 루트를 통해 해당 발언 진위 여부를 파악했다. 대구 측은 ”세징야가 시즌 종료 후 브라질에 있어 확인이 어렵다“라고 밝혔지만,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세징야가 직접 보낸 메시지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징야가 그간 계속 생각해온 ‘진심인지’, 아니면 휴가 중 외부 환경 등 다른 이유로 나온 순간의 ‘실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왜 세징야가 이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 내부적인 이유를 따져보기로 했다.

‘스포티비뉴스’ 취재에 따르면,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 세징야·에드가 두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외인이 외면됐다. 카이오, 카를로스, 지오바니, 라마스는 팀 미팅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대구 내 외국인 선수들은 김병수 감독에게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온라인에 떠돌던 메시지 속 세징야가 ”김병수 감독이 이미 구단에 외국인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 간에 벽이 생긴 것. 외국인을 차치하더라도 몇몇 선수들이 ”감독을 보면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자신의 책임을 일부 선수들에게 떠넘기려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라며 김병수 감독 팀 운영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즌 종료 후 세징야의 발언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다. 세징야는 대구가 9년 만에 2부리그로 강등된 뒤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결국 내가(세징야가) 해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용병 선수들이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했다. 충분히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을 활용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다른 용병 선수들이 더 경기장에 투입되는 상황이 많았다면, 조금은 더 나은 성적을 냈을 수도 있다“라며 김병수 감독의 외인 활용에 아쉬운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김병수 감독 입장에서 성적을 내기 위한 결단이었을 테다. 대구가 보유하고 여름에 보강했던 국내 선수들이 ‘세드가’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보다 더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라운드당 승점 3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팀 내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이 크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간 불거져던 ‘세징야 폭탄선언’은 내부에서 정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세징야와 김병수 감독이 해당 건을 이야기했고 세징야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김병수 감독은 30일 열렸던 기자 간담회에서 ”세징야가 빠지는 것을 대비해서 대체 선수를 찾는다는 건 힘들다“라며 다음 시즌에도 팀 내 핵심 선수로 세징야를 활용할 것을 공언했다.

일단 대구는 김병수 감독에게 모든 힘을 실어주려는 모양새다. 현재 대구 임시 대표이사가 ‘만약 김병수 감독이 세징야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적을 허용할 방침’이라는 설이 돌았지만, 김병수 감독이 공개적인 선언으로 관련설은 사라졌다.

실제 조종수 대구 임시 대표이사는 ‘스포티비뉴스’에 ”세징야는 내년에도 함께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다. 보낼 이유가 없다. 있는 힘껏 구단을 지원하려고 한다“라고 말했고, 장영복 신임 단장도 ”세징야는 우리 팀의 상징적인 선수고 아직 계약 관계에 있다. 모시고 가야할 선수“라고 공표했다.

2026년 전지훈련부터 대구를 조립해야 할 김병수 감독.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지난 시즌 팀 플랜에서 제외됐던 외국인 4명이 한 해를 넘겼지만 정리되지 못했다. 외인 선수들에게 플랜에 없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생각처럼 방출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

영입 기조도 외국인보다 국내 선수에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수볼’을 이해하고 있는 한국영, 류재문, 김주원 등을 데려온 이유다. 하지만 더 좋은 외인들의 활용을 말했던 세징야를 포함한 이들과 화합에 실패한다면 자칫 '흥선대원군'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승격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병오년. 2025년과 같은 ‘불화설’로 팀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원 팀’ 내부결집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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