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피해야 할 식사 메뉴?...“짠 국물 탓에, 혈관 망친다”

김영섭 2026. 1. 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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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부대찌개, 칼국수, 짜장면, 제육덮밥 등 혈관 건강에 해로워...짬뽕 한 그릇에 나트륨 4000mg ‘소금물 폭탄’
짬뽕 국물을 훌훌 다 마시면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나트륨 권장치의 2배를 섭취하게 된다. 국물은 건데기 위주로, 밥은 반 공기만, 채소는 가급적 많이 넣어 먹는 등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은 매일 점심 때마다 고민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점심 선택이 혈관 건강을 크게 좌우한다. 우리나라 직장인은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점심 문화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부르는 '혈관 시한폭탄'이 된다.

특히 한국인의 외식 메뉴는 국물 요리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의 두 배를 넘는다. 새해를 맞아 직장인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외식 영양성분 자료와 최근 발표된 국제 학술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혈관 건강을 살리는 점심 메뉴와 망치는 메뉴를 각각 5가지씩 선정해 분석했다. 혈관 건강에 나쁜 음식으로는 짬뽕, 부대찌개, 칼국수, 짜장면, 제육덮밥 등이, 혈관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는 생선구이 백반, 비빔밥, 회덮밥, 쌈밥 정식, 순두부찌개 등이 꼽혔다. 혈관 건강에 좋은 메뉴의 선정 기준은 '맛'이 아니다. 나트륨·포화지방의 함량은 낮고 식이섬유·불포화지방산·식물성 단백질이 함량은 높은 것에 중점을 뒀다.

"식당 주인, 직장인 건강에 도움 가능"…국물 싱겁게 해주거나 채소 더 넣어주면 돼

혈관 건강에 나쁜 점심 메뉴 1위는 짬뽕으로 분석된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짬뽕 한 그릇(1000g 기준)에는 나트륨이 4000mg이나 들어 있다. 국물을 남김없이 마시면 WHO의 하루 권장 섭취량(2000mg)의 두 배를 섭취하는 셈이다. 얼큰한 국물 맛 때문에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이, 과도한 나트륨이 혈관 내 수분을 끌어당겨 혈압을 급격히 올린다.

나쁜 점심 메뉴 2위는 부대찌개다. 햄, 소시지 등 가공육에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아질산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 홍콩대 의대가 국제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2023년 7월)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가공육 섭취가 늘수록 심혈관병 위험과 사망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칼국수다. 칼국수는 국물 자체의 염분도 높지만, 정제된 밀가루 면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혈당 스파이크'의 원인이 된다. 4위는 짜장면, 5위는 제육덮밥이다. 짜장면은 조리 과정에서 설탕과 기름이 많이 들어가고, 탄수화물 비중이 높아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 제육덮밥은 달고 짠 양념과 기름진 조리 방식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혈관 지키는 데 좋은 점심 메뉴…생선구이 백반, 비빔밥, 회덮밥, 쌈밥, 순두부찌개 등

반면 혈관을 지키는 데 좋은 점심 메뉴 1위는 생선구이 백반이다. 고등어, 삼치 등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전(피떡) 형성을 억누르는 효과가 탁월하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주 2회 이상 생선 섭취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좋은 점심 메뉴 2위는 비빔밥이다. 각종 채소를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으며 채소 속 식이섬유가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배출을 돕는다. 다만, 고추장은 가급적 적게 넣는 것이 좋다. 비벼 먹는 사람이 양을 조절할 수 있어 큰 문제는 없다. 3위는 회덮밥이다. 조리되지 않은 신선한 생선과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훌륭한 메뉴다. 밥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면 효과가 더 높아진다.

4위는 쌈밥 정식이다. 고기를 먹더라도 쌈 채소를 듬뿍 곁들이면 포화지방의 흡수를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 과식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 5위는 순두부찌개(맑은 국물)나 두부 요리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JAMA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2020년 7월)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 비율이 높을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빨간 양념의 자극적인 순두부보다는 맑은 탕이나 두부 부침 등을 선택하는 게 좋다.

"국물은 건데기 위주로, 밥은 반 공기만, 채소는 가급적 많이 넣는 게 바람직"

전문가들은 점심 메뉴를 고를 때 ▶국물은 건더기 위주로 ▶밥은 반 공기만 ▶채소는 최대한 많이 등 세 가지 원칙만 지켜도 오후 근무 시간의 피로도를 낮추고 혈관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식당 주인들도 주문 때 '싱겁게 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주거나, 국물을 조금 적게 담는 대신 채소를 더 넣어주면 직장인의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짬뽕 같은 국물 요리, 국물을 남기고 건더기만 먹으면 정말 괜찮은가요?

A1. 네,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짬뽕이나 칼국수 등 국물 음식에 포함된 나트륨의 약 60~70%가 국물에 녹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면과 건더기 위주로 식사하고 국물을 과감히 남기면 나트륨 섭취량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밥을 국물에 말지 않고 따로 먹는 습관만 들여도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2. 맵고 짠 음식을 먹은 후 물을 많이 마시면 나트륨이 바로 배출되나요?

A2.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은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물은 혈액 내 나트륨 농도를 묽게 만들어주지만, 나트륨 자체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은 부족합니다. 나트륨 배출을 위해서는 칼륨이 풍부한 식품이 필요합니다. 점심에 짠 음식을 먹었다면 후식으로 바나나나 토마토를 먹거나, 저녁 식사에 브로콜리, 시금치 등 녹색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물만 마시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Q3. '베스트' 점심 메뉴인 생선구이, 껍질이 바삭해서 맛있는데 다 먹어도 되나요?

A3. 가급적 탄 부분은 제거하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생선 껍질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지만, 직화 구이 과정에서 껍질이 검게 타면 벤조피렌 등 발암 의심 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특히 튀기듯이 바싹 구운 생선 껍질은 최종당화산물(당독소) 수치를 높여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속살 위주로 섭취하거나 찜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혈관에는 가장 유익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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