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쓱크랩북] SSG의 2025년, 빛났던 이름 10가지

김태우 기자 2026. 1. 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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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 모두에서 이제는 팀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춰가고 있음을 확인한 박성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근래 들어 시즌 전 프리뷰에서 이렇게 고전한 시즌이 있나 싶었다. 한 명의 담당기자만 빼면(!!!) 어느 누구도 SSG를 포스트시즌 진출의 유력한 후보로 보지 않았다. 전력 강화 요소는 없고, 약화 요소와 베테랑들의 나이만 부각됐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왕조 시절부터 끈끈하게 구축한 팀 문화와 저력은 살아 있었다. 순위표에 일으킨 유쾌한 반란이었다.

돌이켜보면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이 끊이지 않았고, 주축 선수들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으며, 그렇다고 해서 화끈한 세대교체의 흐름이나 새로운 대형 스타가 탄생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SSG는 전년도(72승)보다 3승을 더한 75승을 기록하며 당당히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선수들이 한곳에 뭉쳐 1+1이 2가 아닌 2.5, 3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냈고 현장과 프런트가 합심해 운영의 효과를 극대화한 덕이었다. 2025년 SSG는 야구가 단순히 수학의 상식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의 아쉬움, 그리고 올해 풀리지 않은 여러 숙제들이 있기는 했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아마도 몇몇 숙제들은 2026년까지도 팀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도 머리를 맞대면 풀어갈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확인했고, 이는 선수들에게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더 강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2026년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기대되는 가운데, 2025년 팀을 빛냈던 10가지 이름을 뽑아봤다. 상금과 트로피가 없는 것은 이 시상식의 전통이다.

올해의 타자 : 박성한

오랜 기간 팀의 고민이었던 주전 유격수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이 재능은, 2024년까지만 해도 주축 선수들을 뒤에서 밀어주는 ‘서포터’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그 주축 선수들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어가는 것을 확인한 2025년, 박성한은 단순히 서포터가 아닌 리더로서 팀을 이끌어나갈 가능성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2024년보다 타율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시즌 127경기에서 출루율 0.384를 기록하며 유격수 문제에 이어 리드오프 문제까지 단번에 해결해버리는 등 팀 역사의 물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조용히’ 바꿔놓고 있다. 수비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언제든지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리그의 공인을 받은 가운데, 최정 이후 ‘100억’ 타이틀이 어울리는 첫 야수가 등장했다는 점은 구단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시사하고 있다.

2016 최정-2017 최정-2018 제이미 로맥-2019 최정-2020 제이미 로맥-2021 최정-2022 최정-2023 최정-2024 최정-2025 박성한

▲ 압도적인 구위로 SSG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 드류 앤더슨 ⓒSSG랜더스
▲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생생한 어깨를 과시하며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거둔 노경은 ⓒSSG랜더스

올해의 투수 : 드류 앤더슨

공은 누가 봐도 빨랐지만, 그 외의 완성도는 다소 부족했다. 2024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와 24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3.89. 재계약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기록은 아니었으나 SSG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재계약 제안서를 건넸다. 분명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했다. 드류 앤더슨은 그 기대치를 완벽하게 채웠다. 시즌 30경기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의 호성적에 24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SSG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괴물 시즌을 보냈다. 야구의 신이 코디 폰세라는 새로운 괴물을 리그에 보낸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쓸쓸한 퇴장이 아쉽지만, 앤더슨이 아니었다면 그 무대에 오르는 것조차 불가능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SSG는 앤더슨의 빈자리를 지워야 하는 큰 과제를 떠안았다.

2016 메릴 켈리-2017 메릴 켈리-2018 김광현-2019 김광현-2020 문승원-2021 김택형-2022 김광현-2023 서진용-2024 노경은-2025 드류 앤더슨

올해의 헌신 : 노경은

2024년 시즌 종료 후 SSG가 노경은과 2+1년 총액 25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을 때, 여론의 시선은 상당히 엇갈렸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충분히 그 자격을 증명하고 있었지만, 마흔을 넘긴 투수의 어깨에 얼마나 연료가 남아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KBO리그 역사에 굉장히 특이한 사례를 남기고 있는 노경은은 역시 ‘정상적인’ 사고로 설명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시즌 77경기에 멀쩡하게 나가 80이닝을 던지고는 ‘더 던질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는 기백을 발휘한 끝에 올해 SSG 막강 불펜의 리더로 대활약했다. 단순히 좋은 성적뿐만 아니라 불펜의 정신적 지주로서 후배들을 아우르고 모범이 되며 보이지 않는 공헌도까지 뽐냈다. ‘2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이제 ‘혜자’ 소리를 듣는 가운데, 모두가 그 원금을 무난히 회수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2016 채병용-2017 박정배-2018 이재원-2019 김태훈-2020 서진용-2021 장지훈-2022 한유섬-2023 노경은-2024 박성한-2025 노경은

올해의 기량 발전 : 박시후

2020년 입단 이후 2024년까지 1군에서 단 13경기만 뛴 선수였다. 기량이나 쓰임새보다는 ‘100순위’ 입단 선수로 더 잘 알려져 있었을지 모른다. 당장 플로리다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그렇게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박시후는 2025년 팀 불펜의 마당쇠로 대활약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즌 52경기에서 52⅓이닝을 던지며 6승2패3홀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타 팀 필승조 부럽지 않은 성적 속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52⅓이닝에는 선발·추격·필승의 세 단어가 모두 녹아 있었고, 팀이 선발 로테이션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만능처럼 쓸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록 이상의 가치는 더 컸다. SSG 마운드가 위기 순간 붕괴하지 않았던 결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한 가운데, 2026년에도 그 성장세를 이어 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특급 셋업맨을 의미할 수 있다.

2016 김민식-2017 김동엽-2018 김태훈-2019 서진용-2020 이건욱-2021 박성한-2022 오원석-2023 하재훈-2024 조병현-2025 박시후

올해의 새 얼굴 : 김민

논란의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야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좋은 선수라는 점은 분명했지만 하필 보낸 선수가 팀이 애지중지 선발로 키운 오원석이었다는 점에서 ‘팬심’이 들끓었다. “젊은 좌완 선발을 보내고 나이가 더 많은 불펜 투수를 데려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선수 스스로도 항상 그 논란이 머릿속에 박혀 있을 만큼의 부담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김민에 대한 여론은 꽤나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팀 필승조의 일원으로 70경기에 나가 2점대 평균자책점(2.97)으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오히려 포스트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던 유일한 선수가 바로 김민이었다. 시즌 22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막강 필승조의 마지막 퍼즐로 자리했다. 이러다 보니 이제는 김민이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 언제든지 선발로 실험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장점’도 같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6 김주한-2017 정진기-2018 강승호-2019 하재훈-2020 최지훈-2021 추신수-2022 전의산-2023 이로운-2024 박지환&정준재-2025 김민

▲ 트레이드 논란 속에 시작한 김민의 2025년은 화려한 성과로 마무리됐다 ⓒ곽혜미 기자
▲ 2년 연속 5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실망을 남긴 이로운은 2025년 1점대 특급 셋업맨으로 거듭나며 완벽한 재기를 이뤘다 ⓒ곽혜미 기자

올해의 수비수 : 기예르모 에레디아

분명히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24년의 거대한 성과와 너무나도 비교됐다. 에레디아의 타율은 0.360에서 0.339로 떨어졌고, 장타율 또한 떨어졌다. 무엇보다 다소간 어처구니없는 부상으로 시즌 96경기 출전에 그친 것은 팀에 큰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여전히 건재했던 것은 바로 수비력이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수비 범위, 그리고 여전히 날렵한 몸놀림으로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냈다. 상대의 추가 진루를 묶는 강한 어깨는 물론이고, 이제는 KBO리그 타자들의 타구질까지 척척 입력된 수비 위치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그 결과는 선수들 및 현장이 선정하는 ‘수비상’ 3연패였다. 내년에도 SSG와 동행하는 에레디아가 있는 이상, 팀의 좌측 수비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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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2군 선수 : 이율예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와 3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고, 그중 하나는 2025년 KBO리그 정규시즌 1위 싸움의 결정타를 날리는 홈런이기도 했다. 모두가 무대 체질이라며 이율예의 등장에 환호했을 때, 사실 그 밑바탕은 2군에서부터 완성되고 있었다. 자신의 타격이 1군에서 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율예는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추진력으로 타격 메커니즘을 뜯어 고쳤고,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더 증명할 것이 없는 타격 성적을 거뒀다. 이율예는 2025년 퓨처스리그 52경기에서 타율 0.333, 8홈런, 25타점, 출루율 0.494, 장타율 0.592, OPS(출루율+장타율) 1.086이라는 괄목할 만한 타격 성적으로 공·수 모두를 갖춘 대형 포수라는 지명 당시의 평가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군 복무를 위해 잠시 떠나는 이율예의 성장은 SSG의 희망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17 최항-2018 안상현-2019 이원준-2020 최민준-2021 이정범-2022 조형우-2023 조병현-2024 신범수-2025 이율예

올해의 재기 : 이로운

2024년 시즌 막판, SSG 코칭스태프는 이로운을 2군으로 내려 보냈다. 기본기와 몸 상태를 더 가다듬기를 바랐던 까닭이었다. 시즌 중반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이다, 후반에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된 것에 대한 실망도 어느 정도는 묻어 있었다. 1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괜찮은 구위를 확인했지만 냉정하게 돌아온 2년의 성과는 모두 ‘5점대 평균자책점’에 불과했다. 그런 아쉬움과 설움을 곱씹은 이로운은 2025년 완벽한 재기에 성공하며 리그 최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거듭났다. 시즌 75경기에서 77이닝을 던지며 33개의 홀드를 수확했고,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1.99)을 지키며 기가 막힌 반등의 시즌을 완성했다. 좋은 구위는 물론 변화구 구사 능력이 훨씬 더 나아졌고, 여기에 경험과 자신감까지 채운 이로운은 이제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젊은 불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6 박희수-2017 나주환-2018 한유섬-2019 고종욱-2020 윤희상-2021 한유섬-2022 노경은-2023 고효준-2024 이지영-2025 이로운

▲ 올 시즌 2군에서 공수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율예는 시즌 막판 1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합뉴스
▲ 올해 SSG 마운드 운영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경헌호 투수코치 ⓒSSG랜더스

올해의 지도자 : 경헌호 투수코치

2025년 시즌을 앞두고 SSG는 외부 전력 수집에는 다소간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다른 방면에서는 오히려 더 심혈을 기울였다. 오랜 기간 팀 내부의 브레인스토밍에서 투수 코치 후보에 있었던 경헌호 코치를 말 그대로 ‘모셔’ 왔다. 그리고 경 코치는 코치 한 명의 힘이 때로는 생각보다 더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현역과 지도자 모두 SSG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경 코치는 새로운 시각에서 SSG 투수들을 평가할 수 있었고, 모두의 생각과 다르게 이 팀의 투수들이 나쁘지 않다는 결론과 자신감으로 한 시즌을 치열하게 운영했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것은 물론 경기 중에서의 완벽한 대비 태세로 SSG의 현란했던 투수 운영을 한 시즌 내내 끌고 간 일등공신으로 뽑힌다. 정작 경 코치는 “단언코 내 매직은 없다”고 잘라 말하지만, 순간순간을 지배한 ‘색다른 눈’이 모여 시즌 전체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2016 김상진-2017 트레이 힐만-2018 손혁-2019 최상덕-2020 박경완-2021 이진영-2022 김원형-2023 박정권-2024 손시헌-2025 경헌호

올해의 프런트 : 데이터팀

SSG의 2025년 객관적 전력이 2024년보다 더 나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오히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더 헐거워졌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불안’이라는 단어와 마주할 때, 그 불안을 ‘확신’과 ‘자신’이라는 단어로 바꿔놓은 전력분석팀(팀장 한승진)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올해 성과는 불가능했다. 지속적으로 전력분석과 데이터, 바이오메커닉스 등 여러 방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SSG는 올해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 체계적인 전력 분석 논의 체계를 완비했고 이는 선발 및 불펜 투수들의 교체 타이밍과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의 강인함으로 이어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팀 전력 향상은 좋은 선수의 영입이나 성장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프런트도 충분히 이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로 구단의 방향성에 더 탄력을 붙일 만한 계기가 될 법하다.

2016 전략프로젝트팀-2017 고객가치혁신그룹-2018 홍보팀-2019 스카우트 그룹-2020 운영팀-2021 홍보팀-2022 류선규 단장-2023 마케팅팀-2024 국제 스카우트 파트-2025 전력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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