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마저 등 돌리자… 트럼프, LA·시카고·포틀랜드서 군대 철수

권경성 2026. 1.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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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3개 도시에 배치된 주방위군을 철수한다.

"각 주로부터 주방위군 지휘권을 넘겨받고 미국 영토에 미군을 배치할 수 있는 연방정부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를 둘러싼 수개월간의 법정 공방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항복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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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 포기, “범죄 늘면 더 강해져 복귀”
1심 금지 판결 철회 요청 기각에 ‘백기’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지하철역에서 주방위군 대원들이 지하철 이용객들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3개 도시에 배치된 주방위군을 철수한다.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연방정부의 권한 남용을 비판하는 민주당 주지사들 편을 들며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자 하릴없이 내린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시카고와 LA, 포틀랜드에서 주방위군을 철수시킬 것이다. 이 훌륭한 애국자들이 주둔함으로써 범죄가 많이 감소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고 썼다. 그는 “범죄 감소는 오직 그 사실(주방위군 주둔) 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생색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들어가지 않았다면 포틀랜드와 LA, 시카고는 사라졌을 것”이라며 “범죄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훨씬 다르고 더 강해진 형태로 돌아올 것이다.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큰 진전을 고려하면 무능하기 짝이 없는 민주당 시장과 주지사들이 우리가 떠나기를 바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주방위군을 민주당 도시에 배치한다는 방침의 사실상 포기라는 게 중론이다. “각 주로부터 주방위군 지휘권을 넘겨받고 미국 영토에 미군을 배치할 수 있는 연방정부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를 둘러싼 수개월간의 법정 공방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항복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무실은 “트럼프의 횡설수설은 결국 ‘당신은 나를 해고할 수 없다. 그만두는 것은 내 결정’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저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새해 전야 행사를 열고 내빈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뉴스

결정의 핵심 배경은 믿었던 대법원의 외면일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같은 달 23일 대법원은 ‘최종심이 나올 때까지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투입하지 못하게 한 1심 법원의 결정을 뒤집어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요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정부는 군대가 일리노이주 법을 집행하도록 허용할 수 있는 권한의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위 및 폭력 범죄 진압에 주방위군을 사용할 폭넓은 권한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할 의사가 사법부에 없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6월부터 LA에 배치된 주방위군은 현재 거리에서 철수한 상태다. 시카고와 포틀랜드의 경우 병력 파견이 이뤄졌을 뿐 이들이 실제 거리 순찰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제 주방위군이 주둔한 도시는 워싱턴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테네시주 멤피스 등 3곳으로 줄게 됐다. 루이지애나와 테네시는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다. 대통령에게 주방위군 동원 권한이 있는 데다 지난해 11월 주방위군 피격 사망 사건이 일어난 수도 워싱턴의 경우 당분간 군대가 남아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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