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새해 첫날 ‘집단해고’…지엠 노동자들 “일터도, 삶도 빼앗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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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오 세종 연기면 연기리 한국지엠(GM) 세종부품물류센터엔 영하의 칼바람이 불었다.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지난달 고용노동부·한국지엠·새 도급업체·노동조합이 만난 자리에서 한국지엠이 노동부에 '고용승계를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했으나, 그 말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지엠은 발탁 채용을 언급하면서 노조 탈퇴·소송 취하와 함께 신입 수준 대우로 지금 일하는 세종물류센터가 아닌 다른 지역 공장에서 근무해야만 한다는 조건을 걸었는데, 생활 기반이 다 이 지역에 있는 노동자 입장에선 수용하기 힘든 내용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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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오 세종 연기면 연기리 한국지엠(GM) 세종부품물류센터엔 영하의 칼바람이 불었다. 센터 앞 주차장에는 “해고는 살인”이라 적힌 천막과 수십개의 텐트가 추위를 버티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물류센터 노동자 96명은 새해 첫날 모두 직장을 잃었다. 이들은 이대로 쫓겨나지 않진 않겠다며 지난 30일부터 물류센터 점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세종부품물류센터 노동자인 오성택(46)씨도 ‘빼앗긴 일터’에서 풍찬노숙 중이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가 준비한 새해맞이 떡만둣국을 건네받는 오씨의 등에는 ‘원청사용자 책임인정!’이라 적힌 작은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선 채로 떡국을 한술 뜨면서 그는 “매년 새해 집에서 초등생 딸과 함께 먹던 떡국인데, 올해는 이렇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회사가 해고 통지서를 집에 등기로 보내서 아내와 딸도 보게 됐다. 그걸 보고 가족들도 정말 많이 놀랐다”고 말하는 오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오씨는 지난 2020년부터 지엠세종물류센터 사내 하도급 업체인 ㅇ물류업체 소속으로 일해왔다. 지엠세종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은 하도급 업체 소속 비정규직이고, 지엠 소속 정규직은 사무직을 빼곤 6명뿐이다. 비정규직 120명과 정규직 6명은 신분만 다를 뿐 비슷한 업무를 했다고 한다.
오씨 건너편에서 떡국을 먹던 최현욱(36)씨는 “지난 20년 동안 중간에 하도급 업체가 바뀌더라도 매번 고용승계가 됐다. 1년 단위 고용계약이어도 매해 새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고용 계약이 연장됐기 때문에 이렇게 갑자기 해고 통보를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바뀐 건 오씨·최씨 등을 비롯한 ㅇ물류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 7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원청인 한국지엠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내면서다. ‘신분만 다를 뿐 같은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원청인 지엠의 근로자”라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노조에 노동조합 탈퇴와 소송 취하, 무조건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정규직 고용(발탁채용)을 일방적으로 제안했고, 이후 별도 논의 과정도 없이 지난해 11월28일 갑자기 ㅇ물류업체의 도급계약 종료와 노동자 120명의 고용계약 종료 통보를 했다”는 것이 노조 쪽 설명이다.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지난달 고용노동부·한국지엠·새 도급업체·노동조합이 만난 자리에서 한국지엠이 노동부에 ‘고용승계를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했으나, 그 말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지엠은 발탁 채용을 언급하면서 노조 탈퇴·소송 취하와 함께 신입 수준 대우로 지금 일하는 세종물류센터가 아닌 다른 지역 공장에서 근무해야만 한다는 조건을 걸었는데, 생활 기반이 다 이 지역에 있는 노동자 입장에선 수용하기 힘든 내용이었다”고 했다.

해고 첫날 새해 떡국을 나눠 먹은 금속노조 지엠부품물류지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 “전 조합원이 농성을 시작했다. 우리의 소중한 일터, 우리 삶의 터전을 절대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본을 상대로 쉽지 않은 투쟁이란 걸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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