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전 점화…‘현역 없는 선거’ 속 물밑 경쟁 본격화

전재용 기자 2026. 1. 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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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다자구도 가시화, 전·현직 의원·3선 단체장 대거 하마평
민주당도 후보군 거론…신공항·취수원 이전 등 현안 해법이 승부처
▲ 대구시장 하마평

대구에서 소리 없는 총성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연말·연초를 기점으로 보폭을 넓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3일) 출마 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가시화하면서 당 안팎에서의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대구시장선거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사퇴 이후 발생한 시정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시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적임자가 누군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취수원 이전 등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무른 주요 현안을 풀어나갈 해결사가 누군지 많은 시민이 궁금해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인지도뿐만 아니라 경력과 자질 등을 두고 저마다 생각하는 차기 대구시장상을 그려보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 없이 치러지는 선거여서 수많은 정치인이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임에도 현재 후보군에 포함된 이름이 10명을 가뿐히 넘기는 이유다.

보수 진영에서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3선 출신 단체장 등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이어온 많은 주자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국회의원 사이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국회의원과 3선 기초단체장 경력의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홍석준 전 국회의원,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20명에 달했던 후보 가운데 일부가 선거 노선을 명확히 정하거나 출마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10명 안팎까지 줄어든 상태다.

공식 출사표는 이재만 전 최고위원이 먼저 던졌다. 그는 지난달 1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비전 발표와 함께 세 번째 도전에 응답해달라고 시민에게 호소했다. 지역 숙원사업이 된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으면서 누구보다 철저히 준비해왔다는 점도 역설했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추경호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섰다. 추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탄압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대구시민으로부터 평가와 심판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억지 수사' 여론에 힘입어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의원과 함께 출마가 거론되는 의원들의 출마 여부는 올해 1~2월 사이 모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대구시장선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상황이라며 올해 초 출마 여부를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의원은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대구시장선거에 나설 마음은 품고 있지만, '야전 사령관' 별칭을 얻은 그의 전국단위 선거 경험이 이번 지방선거에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이 있어 깊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선거 경선을 한 차례 치른 유영하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평소 외부환경에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선의의 경쟁 방식 등 본인이 세워놓은 기준을 바탕으로 출마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시장 자리가 물리적인 측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도 개인적인 고려 요소로 전해지고 있다.

최은석 의원은 공식 출마 선언은 없었지만, 현역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 의지를 드러낸 인물이다. 지난달 초 대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고, 최근 경북일보 인터뷰에서는 기존 행정의 틀을 깨고 새로운 변화로 고향 대구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3선 연임으로 기초단체장을 졸업하는 배광식 북구청장은 지역 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12년간 운영해온 구정을 제대로 매듭짓는 동시에 차기 구청장이 구정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 선거 출마 기한 막바지까지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배 구청장과 함께 하마평에 이름을 올린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대구 곳곳에서 이뤄지는 행사장을 찾아 각계각층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인구 50만 명이 넘는 달서구에서 3선 단체장으로 이름을 알린 이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보폭을 넓혔는데, 당내 경선에 앞서 지역별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행정관료 출신의 홍석준 전 의원은 방송과 SNS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행정과 중앙정치를 모두 경험한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대구의 어려움을 해결할 복안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강성 지지층 일부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최근 지역별 특강을 통해 현 정부 비판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대구 방문 당시 출마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구시장선거 출마보다 방통위원장 자동 면직에 대한 법적 대응 결과가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강민구 전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대구시당과 지역 당원 등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고사하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부시장은 지난달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를 통해 강한 출마 의지를 드러냈고, 강 전 최고위원도 방송 등을 통해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험지'인 대구에서 승부를 보려면 대표 주자의 정치적 무게감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공약과 뒷받침해주는 힘이 있어야 한다"라며 "누가 후보가 되든 중앙당과 정부 차원의 확실한 지원사격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전 총리 추대론은 이런 복합적인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김 전 총리 성향상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현재 당의 모습 또는 시대적 상황을 비교한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