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면 보고’ 지시에 백해룡 “권력으로 제압하겠다는 뜻”···새해에도 공방전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수사 둘러싼 갈등 해 넘겨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동부지검 산하 ‘인천 세관 마약수사 외압 합동수사단(합수단)’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에게 ‘대면 업무보고’를 지시했다. 백 경정은 임 지검장의 지시 문건을 공개하며 “권력의 힘으로 일개 경찰 경정을 제압하겠다는 의미”라고 반발했다.
백 경정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부지검이 보낸 문건 1장과 자신이 회신한 8장의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을 보면, 임 지검장은 전날 “합수단 업무가 향후 제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 수사팀의 파견 연장이 가능한 상황인지 검토하려 한다”며 수사 중인 사건의 범죄사실 개요, 수사상황, 계획 등을 대면 보고하라고 백 경정에게 지시했다.
백 경정은 임 지검장 지시에 반발해 대면 대신 서면 보고를 하고 이를 SNS에 공개했다. 백 경정은 “(임 지검장이) 수사의 핵심을 묻는 질문은 전혀 없고 매우 지엽적인 내용만을 묻고 있다”며 “사실상 수사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문건을 통해 답했다. 백 경정은 “뜬금없이 구체적 내용을 보고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검사장이라는 권력의 힘으로 일개 경찰 경정을 제압하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고도 밝혔다.
백 경정은 합수단 해산도 요구했다. 백 경정은 답변서에 “동부지검장이 합수단을 지휘할 법적 근거와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며 “(합수단이)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면 위법하다. 합수단을 해산해서 제자리로 돌려보내시길 바란다”고 썼다.
동부지검은 임 지검장의 보고 지시는 법률에 따른 적법한 지시라고 반박했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임 지검장의 대면 보고 지시는) 국가공무원법 32조의4, 국가공무원복무규정 7조, 경찰공무원임용령 30조 등에 따라 이뤄진 적법한 업무보고 지시”라고 밝혔다.
임 지검장과 백 경정의 공방은 백 경정이 파견된 지난해 10월부터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합수단은 지난달 9일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받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 7명과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당시 경찰·관세청 지휘부 8명 등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합수단은 “경찰이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을 믿고 이에 근거해 세관 직원들의 가담 여부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백 경정은 이에 반발해 합수단 발표 직후 ‘서울중앙지검과 관세청·인천공항세관 등 6개 기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며 외압 의혹 수사 의지를 밝혔다. 백 경정은 당시 기자와 통화하면서 “세관이 범죄에 가담한 걸 덮어준 흔적들이 곳곳에 있는데, (합수단이) 그런 보도자료를 낸다는 것은 정신 나간 소리” 라며 “합수단도 추후 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경정의 파견 기간은 당초 지난해 11월 14일까지였으나 동부지검이 대검찰청에 파견 연장을 요청해 오는 14일까지로 연장됐다. 앞서 동부지검은 백 경정의 연이은 폭로를 문제 삼아 경찰에 백 경정 파견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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