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대구의 역사·문화를 담을 수 있는 대구시립종합박물관 건립 필요"

송태섭 기자 2026. 1. 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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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 새해 인터뷰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이 대구일보와 인터뷰에서 대구시립종합박물관 건립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을 보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문화 인프라입니다."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문화도시 대구'에 걸맞게 대구시립종합박물관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에도 시립박물관이 있기는 하다. 그것도 3개(대구근대역사관,대구방짜유기박물관,대구향토역사관)가 있다. 그러나 모두 전문박물관인데다 규모도 작아 한계가 있다. 군위가 편입된 이후 '더 커진 대구'를 감안하면 지금부터라도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담을 수 있는 종합박물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형석 본부장을 만나 새해 박물관 운영 방향과 시립종합박물관 건립의 필요성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우선 2026년 새해 대구 박물관 정책의 핵심 비전과 중점 과제는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잘 아시다시피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발족과 박물관운영본부 설치로 대구시립 3개 박물관이 통합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해에는 문화도시 대구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3개 박물관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3개 관 캐치프레이즈는 '대구, 이제는 박물관!'이며, 핵심 가치는 '모두 함께', '열려있는', '소통', '연결'이다.

각 박물관마다 설정된 비전은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역사문화 공간'(대구근대역사관). '전통공예를 통한 소통과 공감의 장(場)'(대구방짜유기박물관), '대구 역사를 조명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박물관'(대구향토역사관)이다. 이에 맞추어 각 관마다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2026년에는 대구시립 3개 관은 '더 커진 대구' 역사문화에 더 집중해 시민과 함께하는 박물관으로 더 나아가고자 한다.
대구근대역사관에서 2025년에 열린 대구 근대 섬유 특별기획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해설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해 3개 시립박물관이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모두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어떤 의미가 있나?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부터 전국 공립박물관을 대상으로 박물관 운영 전반을 평가해 2~3년마다 인증기관을 선정하고 있으며, 이번이 4회째이다. 지난 평가까지는 매번 3개 관 가운데 1개 관만이 인증됐는데, 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에 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2025년 평가에서 처음으로 3개 관 모두 인증기관이 됐다. 매년 박물관 3개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구입 및 기증을 통한 유물수집, 각 관의 상설전시실 개편, 다양한 기획전시 개최, 교육 문화프로그램 운영, 전시도록 및 학술자료집 12권 기획 출간 등이 인증에 바탕이 됐다. 이로써 대구시립 3개 관은 대내·외적으로 공신력을 얻었다. 이제 대구에도 제역할을 하는 공립박물관이 있는 문화도시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도시의 문화 수준과도 관련되기에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구의 박물관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게 중론인데,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 대구시는 2023년 10월 시립박물관 조례를 제정해, 3개 박물관을 대구시립박물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3개 관의 규모와 인력·예산은 다른 광역시에 비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지방자치시대에 많은 도시는 공립박물관을 핵심 문화시설로 도시 발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는 본관에 해당되는 종합박물관이 없는 상태에서 분관 같은 전문박물관만으로 운영되는 상황이기에, 박물관인으로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대구근대역사관이 진행한 '2025 열린 역사문화 강좌' 수강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잇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시립종합박물관 건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의 3대 도시로 자랑하는 대구는 최근 중기 구석기유적이 확인돼 5만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가 됐다. 2000년도 이전에 대구 역사는 5천년으로 소개했다. 2023년 7월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돼 공간적 범위도 달라졌다. 시공간적으로 '더 커진 대구' 역사를 열심히 조명하고 있지만, 현재 3개 관 수준에서는 다 담을 수 없으며 역부족이다.

대구는 1947년 5월, 우리나라에서 인천 다음으로 두 번째로 공립박물관을 만든 도시인데, 1950년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아래 육군이 박물관 건물을 사용하게 돼 문을 닫았다. 이 박물관이 지금까지 유지되었다면 79년이 되는데, 아마 축적한 성과들이 엄청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언젠가 추진될 대구시립종합박물관 건립을 신규 사업으로 보지 않고 '부활'이라 생각하고 있다.

지방화시대 지역의 역사문화를 모두 담을 수 있는 곳은 바로 박물관이며, 대구시립종합박물관은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문화도시로 자부하는 대구에 시립종합박물관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본다.
2025년 대구방짜유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물들을 보고 있다.

-시립종합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어떤 콘텐츠를 담아야하나? 또 기존 3개 박물관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돼야 하나?

▲시립종합박물관은 본관에 해당되며, 큰 규모에 맞게 분관 단위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면 된다. 먼저 5만년이 넘는 대구 역사와 여러 개의 역사 줄기를 포함한 대구의 다양한 역사문화를 한 시간에 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을 갖추어야 한다. 대형 수장고를 만들어 현재와 미래를 위해 대구 관련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중대형급 박물관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사라져 가고 있는 전근대와 근·현대 대구 역사 관련 자료들을 더 늦기 전에 수집하고 보존해야 한다. 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에서 보면 수십만 점의 유물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소장유물 속에서 틀림없이 참신하고 좋은 콘텐츠가 쏳아져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 건립하는 시립종합박물관은 기존 틀이 아니라, 21세기 형의 새로운 개념으로 건립돼야 한다. 늦게 시작하면서 단번에 최고가 되는 길이 분명히 있다.

현재 3개 관은 각 주제를 다루는 분관 형태로 발전시키고, 본관과 분관 체제로 운영하면, 대구 안에서의 균형 발전과 문화소외지역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분관들은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본관은 대중성과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성격을 가미해 운영하면 된다.
대구향토역사관이 2025년 운영한 상설체험 프로그램에서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국립박물관도 있고 사립 박물관들도 많다. 이들 박물관과 차별되는 시립박물관만의 장점이 나 역할은 무엇인가?.

국립박물관은 전국을 권역별로 나누어 설립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대구·경북지역 출토 유물을 보관 관리하며 주로 대구·경북의 명품 유물과 복식문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대구 역사만을 중심 범위로 다루지 않는다. 개인이 설립한 사립박물관은 주로 특정 주제를 다루는 박물관이다. 또한 대학박물관도 몇 곳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는 박물관을 공립박물관이라 하는데, 이것은 그 도시의 역사문화를 중심 범위로 하며, 시민을 바로 상대하고 소통하는 측면이 강하다. 예컨대 2023년 7월 군위군의 대구 편입으로 대구의 역사 줄기가 달라지고 새로운 대구 역사를 서술하고 체계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시립박물관으로서 우리가 특별전시로 군위군 역사문화의 대구시로의 편입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발 빠르게 개최했다. 전통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대구 관련 자료를 구입·기증 등을 통해 수집하고 보존하는 곳도 시립박물관이며, 이곳에서 해야할 일들은 참으로 많다.
대구근대역사관 전경

-재정 부담과 운영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문화도시로 알려져 있는 도시들을 살펴보면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계화해 시민의식 제고, 관광과 축제 등 도시 발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구도 더 탄탄한 문화도시로 발전하고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도시 역사에 관한 적극적 관심과 체계화, 제대로 된 활용이 필요하다. 달라진 대구 범위에 맞는 새로운 역사 편찬과 핵심 문화시설로서 시립박물관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예산를 투입해야 하며 전문 인력 양성해야 한다.
대구방짜유기박물관 전경

-박물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찾아오는 박물관, 시민과 함께하는 박물관이 돼야한다고 보는데...

▲박물관 규모가 작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언젠가 시립종합박물관이 건립되겠지만, 현재 주어진 여건에서 공립박물관이 해야 할 일을 열심히 수행하려고 있다. 평소 자주하는 말이 '지자체가 설립한 공립박물관의 주인은 시민이다'이다. 지역사 연구성과와 대구 역사 관련 주요 주제를 시민과 늘 공유하고 있으며 자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에게 더 사랑받는 박물관을 만들고자 하며, '박물관으로 행복한 대구'를 만들고 싶다.
대구향토역사관 전경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경북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울산박물관 관장과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사적분과) 등을 지냈다.박물관인으로서 최고 영예인 '자랑스런 박물관인 상을 비롯해 문화체육부장관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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