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아이폰 덕분? 애플 성장시킨 이것의 비밀 [IT+]
시총 4조 달러 돌파한 애플
아이폰 흥행 덕도 있지만
급격히 성장한 구독 서비스
애플 차세대 원동력으로 주목
애플이 사상 세번째로 '시가총액 4조 달러' 고지를 밟은 2025년 10월. 시장에선 이번에도 아이폰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원인이 나온다. 23억대의 애플 제품을 한데 묶은 특유의 서비스를 제외하면 애플의 상승세를 설명하기 힘들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 구독 서비스 이용자가 10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사진 |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1/thescoop1/20260101122027961nrpc.jpg)
애플 몸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10월 20일(이하 현지시간)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262.24달러ㆍ당시 기준)를 찍은 후 불이 붙었다. 8일 뒤인 28일엔 주가가 장중 269.87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애플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시가총액이 4조 달러(약 5780조원)를 돌파한 기업이 됐다.
상승세는 계속됐다. 애플 주가는 몇번이나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해 12월 2일엔 286.19달러까지 오르며 290달러대를 넘보기도 했다. 지금도 272.36달러(12월 31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의 몸값을 끌어올린 배경은 뭘까. 한편에선 아이폰 시리즈의 흥행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이하 카운터포인트)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2025년 아이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늘어나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애플은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되찾는다.
하지만 아이폰만으로 애플이 시총 4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보기 힘든 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아이폰 특수'가 예전 같지 않다. 아이폰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25년을 기점으로 고가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온 애플이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16e'를 출시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바룬 미슈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4일 보고서에서 "아이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9% 증가해 제품 라인업 확대로 인한 ASP 하락분을 충분히 상쇄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분석으로 보이지만, 바꿔 말하면 판매량과 달리 기기당 이익은 예전만 못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사진 |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1/thescoop1/20260101122029276kcjb.jpg)
이 때문에 애플 상승세의 배경엔 '아이폰' 외 다른 변수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구독ㆍ온라인 서비스를 거론한다. 앱 마켓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결제 수수료,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이용료, 음원 플랫폼 '애플뮤직'의 구독료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관련 실적이 좋다.
애플 서비스 부문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44조원)를 돌파했다. 애플 전체 회계연도 매출(4160억 달러ㆍ601조1200억원)의 24.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참고: 애플은 7~9월을 회계연도 4분기로 정하고 매년 10월 말에 연간실적을 발표한다.]
서비스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한 비결은 애플의 탄탄한 '하드웨어 생태계'에 있다. 애플은 아이폰 외에도 아이패드(태블릿PC), 맥북(노트북), 애플워치(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판매한다. 2025년 1월 기준 전 세계에서 사용 중인 애플의 활성 기기는 23억5000만대에 달한다. 전세계 인구(81억명) 4명 중 1명이 애플 제품을 쓰는 셈이다.
시총 4조 달러 아이폰 때문만일까이 방대한 사용자층은 애플 제품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애플의 온라인 서비스를 체험한다. 가령, 게임을 즐기다 앱스토어에서 유료 아이템을 결제하거나, 기기의 용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클라우드를 구독하는 식이다.
주목할 점은 '애플 생태계'의 락인 효과(lock-inㆍ자물쇠)가 어마어마하단 거다. 한번 '애플 생태계'를 경험한 소비자는 경쟁사 서비스로 잘 바꾸지 않는다. 애플 제품의 기기 간 연결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해서다.
일례로, 아이폰에서 복사한 글ㆍ사진을 별도 전송 없이 맥북(노트북)에서 바로 '붙여넣기'할 수 있는 '공통 클립보드' 기능은 애플만의 기술이다. 이렇게 물 흐르듯 이어지는 사용자 경험(UX)이 이용자 이탈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사진 | 더스쿠프 포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1/thescoop1/20260101122030583kzhk.jpg)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8월 실적 발표에서 "애플 플랫폼의 유료 구독 건수가 10억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4년 전 5억건 안팎이던 구독 건수가 단기간에 2배로 불어난 셈인데,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폰 판매량과 대조해 보면 고무적인 결과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4일 보고서에서 "애플의 서비스 부문은 이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견인하는 핵심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스토리지, 결제, 보험,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사용 영역 전반에서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통합되면서 애플의 생태계 경쟁력이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아이폰 만드는 회사'에서 '초거대 구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2026년은 애플에 어떤 해로 기록될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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