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수익 인증’에 울지 마라...아직 10명 중 4명 계좌는 ‘마이너스’
43%는 아직 수익 못 내
2차전지·네카오 등이 ‘발목’

“부끄럽지만 처음 인증해봅니다. 주식 투자 2년 차인데, 다행히 연봉 정도 벌었네요.”
“제 계좌도 인증합니다. 4월에 장이 빠져서 좀 힘들었지만, 하반기 갈수록 대형주 위주로 좋았네요. 내년 파이어(재정적 자립으로 조기 은퇴)가 목표입니다. 주식 자산 10억 돌파!”
2025년 코스피 지수가 76% 급등하는 역대급 불장이 끝난 뒤, 각종 온라인 사이트와 SNS 등에 주식으로 번 돈을 과시하는 ‘수익 인증글’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폐장한 30일 오후부터 31일, 새해 1일까지도 수익 인증글과 인증 사진 등이 봇물을 이루는 중이다. 지난해 주식을 했지만 많이 못 번 이들, 주식을 아예 안 한 이들은 많은 이들이 돈 벌었단 사실에 심각한 FOMO(Fear of Missing Out·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원 윤모씨는 “남들 다 살 때 주식에 올라타지 않고 회사만 왔다 갔다 한 스스로가 한심하다”며 “서울 아파트도 못 샀는데 진정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개미들이 떼돈을 벌었을까. 1일 본지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303만2000여 고객 계좌를 점검해 보니,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손실을 보고 있는 계좌가 130만7000여 개로 전체의 43.1%에 달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이 역대 3위를 기록했던 만큼 큰 수익을 낸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과거의 손실을 만회하고 남을 만큼 수익을 보지는 못한 투자자들도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같은 증권사의 해외 주식 투자 계좌는 38%가 손실 중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 투자자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지난해 증시를 주도한 반도체 대형주와 지·금·조·방·원(지주·금융·조선·방산·원자력) 등 테마주들을 제외하면 오르지 않았거나 오히려 하락한 종목도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2784개 종목 중 지난해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048개로 전체의 37.6%를 차지했다.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뛰어넘은 종목은 341개로 전체의 12.3%뿐이었다.
특히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져버린 2차전지주. 네이버·카카오 등은 많은 투자자의 계좌를 발목 잡고 있는 주범들이다. NH투자증권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 중인 투자자들 중 82.2%는 현재 손실을 보고 있고 포스포퓨처엠 투자자 76.6% 역시 손실권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투자자들 역시 각각 78.7%와 82.2%가 아직 손실을 보는 중이다. 2021년 1차 동학개미운동 때 물린 종목들이 아직도 원금 회복이 요원해, 이 종목들을 손절하지 못한 개미들은 지난해 상당한 수익을 냈어도 전체 계좌가 플러스로 올라서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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