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우리가 너무 미안했습니다"... '60만 마녀 사냥' 견뎌낸 김보름, 7년 만에 스케이트 벗는다
베이징의 뜨거운 눈물... 60만 비난 잠재운 '압도적 실력'
"이제는 편히 웃고 싶어"... 정든 빙판 떠나 '제2의 인생'으로

[파이낸셜뉴스] "국민청원 60만 명."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특정 선수를 향해 이토록 거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적이 있었을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전 국민적인 '마녀사냥'의 중심에 섰던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이 7년 만에 무거운 침묵을 깼다.
온갖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묵묵히 빙판을 지켜왔던 그녀가 마침내 선택한 것은 '해명'도, '분노'도 아니었다.
김보름은 7년의 인고 끝에 정들었던 스케이트 끈을 풀기로 했다. 빙판 위에서 가장 외로웠지만, 누구보다 치열했던 그녀의 질주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김보름은 최근 자신의 거취를 두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현역 은퇴를 공식화했다. 평창 올림픽 이후 7년, 그녀에게는 매일이 전쟁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왕따 주행' 논란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샀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와 법원의 판결을 통해 진실은 뒤집혔다.

그녀는 가해자가 아닌, 오히려 팀 내 괴롭힘의 피해자였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한번 덧씌워진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그녀는 그 모든 시선을 오직 실력으로 증명해왔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5위. 메달은 없었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후 흘린 그녀의 눈물은 메달보다 값진 감동을 선사했다.
당시 "이제야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 주는 것 같다"며 웃던 김보름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김보름은 은퇴를 발표하며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끝까지 믿어준 분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이제는 선수가 아닌 자연인 김보름으로 돌아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려 한다"고 담담히 소감을 전했다.
'마녀사냥'이라는 지옥 불 속에서도 끝내 녹지 않았던 빙속 여제. 7년 만에 내려놓은 그녀의 무거운 짐에, 이제는 비난 대신 격려의 박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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