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서 24시간 간병…月80만원에 누리는 '복지 천국'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도쿄 40분 거리 '모리노이에 나리타'
120여 명의 중증 질환 고령자 거주
간호사 상주…응급 시 곧장 병원 이송
지자체 거주비 60% 지원으로 부담 낮춰

도쿄 도심에서 차를 타고 40분. 일본 치바현 나리타시의 한적한 도로를 따라가자 3층 높이의 큰 건물이 나왔다. 유리 외벽 등 주변과 다르게 현대적인 외관에 흡사 리조트에 온 것 같았다.
그러나 주차장에서 내려 간판을 보자마자 특별 양호 노인홈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일본의 사회복지 법인인 ‘복지악단’이 운영하는 ‘모리노이에 나리타’의 첫 모습이었다. 일본에서도 모리노이에 나리타는 현대화된 시설뿐만 아니라 노인 요양과 육아, 장애시설이 함께 운영되는 시니어 주거시설의 진화형으로 평가받는다. 가격 역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으로 부담을 낮췄다. 국내에서도 모리노이에 나리타의 운영 방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문 잠그지 않는 노인 요양시설

지난달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지회와 함께 방문한 모리노이에 나리타에는 120명의 노인이 거주 중이었다. 특별양호 노인홈은 고령자나 질병으로 요양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장기 요양시설이다.
시설은 입주자가 가장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에 중점을 뒀다. 시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3층 높이의 거주시설은 밤에도 문을 잠그지 않는다. 시설에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이 많지만, 자신이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신 관계자는 주거동 앞에 마련된 업무동으로 안내했다. 출입구를 통해 치매 노인이 나오면 카메라가 움직임을 인식하고 직원에게 바로 경보음으로 알린다. 마침 한 노인이 주거동 밖으로 나오자 사무실 중앙에 마련된 모니터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곧장 대기 중이던 직원이 나가 노인을 마중했다.
시설의 책임자인 아베 아키코 씨는 “노인이 답답해서 나온 것일 텐데 문이 잠겨 있거나 하면 오히려 불안해한다”며 “직원이 마중을 나가 같이 동네 산책을 하거나 물건을 사는 등 동행하면 오히려 고마워한다”고 설명했다.
시설에 들어가자 10여 명의 노인이 큰 탁자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올해 85세라는 한 여성 입주자는 “집에서 살던 그대로이기 때문에 시설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각 방에는 일반주택과 같이 주소가 쓰여 있다. 그 주소로 우편을 보내면 직원이 직접 입주자에게 전달해준다. 시설에는 언제든 가족이 면회 올 수도 있다. 면회객의 숙박을 위한 방도 따로 마련돼 있다.
전용면적 12㎡ 크기의 방에 들어가니 마치 옛날 일본 집에 온 것 같은 풍경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오래돼 보이는 목재 서랍이었다. 입주자는 “젊었을 때부터 쓰던 가구를 모두 방에 들여왔다”며 “TV 정도만 시설에서 제공해준 것”이라고 했다. 창문에 뚫린 작은 창으로는 찬바람이 들어왔다. 아베 씨는 “노인이 거주하는 방에는 냄새가 날 수 있는데, 방문객들이 올 때 이를 싫어하는 입주자들이 많았다”며 “그런 목소리를 반영해 창문을 잠그고도 환기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했다”고 했다.
1인당 80만원…입주자 부담 낮아

모리노이에 나리타에 상주하는 간호사가 있고, 응급 상황시 바로 이송 가능한 병원이 마련돼 있다. 직원은 간호사를 포함해 20여 명으로, 평균 연령이 30대다. 이날 시설을 관리하는 매니저 역시 26살이었다. 매니저는 “노인을 옮기고 씻기는 데 많은 힘이 들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사 역시 다른 요양시설과 다르게 별도 건물에서 모두가 볼 수 있게 조리 과정을 공개했다. 누구나 지나가며 그날 요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미리 식단 예시를 만들어 공개해놓는다.
최신 시설이 도입돼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요양시설이라 거주비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인당 월 80만원 정도만 지불한다고 한다. 입주한 사람 대부분은 일본의 사회보장 정책인 ‘개호보험’에 따라 거주비를 지원받기 때문이다. 아베 씨는 “지자체가 개호(돌봄)비용의 60% 정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주거비 부담이 덜하다”며 “연금 생활을 하는 노인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연금으로 충분히 시설 입주와 거주가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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