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환율 대전망] 거시경제 전문가 85% “올해 원·달러 환율 1400~1450원"
17명 “1400~1450원 예상”
외환위기·계엄보다 높은 수준

2025년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1422원)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해였다. 개인과 기업,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면서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많이 산 영향이다. 정부는 연중 환율이 1480원대로 오르자 기업과 금융사의 외화 규제를 완화하고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역대 최고 환율’은 막지 못했다.
2026년에도 작년과 같은 환율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에 조선비즈는 지난달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 20명에게 ‘올해 환율 전망’을 설문했다. 응답자 85%가 올해 연평균 환율이 작년과 비슷하게 1400~1450원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환율이 현실화되면 1998년 외환위기(1394.97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1276.35원), 계엄이 있었던 2024년(1364.38원)보다 높은 수준이 된다.
◇ “올해 평균 환율, 작년 이어 올해도 1400원 넘을 것”
조선비즈는 전문가들에게 올해 평균 환율이 ▲1300원대 ▲1400원~1450원 미만 ▲1450원~1500원 미만 ▲1500원 이상 4개 구간 중 어디에 속할지 물었다.

전문가 20명 중 19명이 올해 평균 환율이 1400원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중 17명(85%)은 1400원~1450원 미만일 것이라고 답했다. 1명(5%)은 1450원~1500원 미만, 1명(5%)은 1500원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1명(5%)은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국내 개인 투자자와 기업, 기관의 해외 투자 흐름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고 봤다. 또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가 본격 가동되면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한미 금리 차이 축소가 예상보다 더뎌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0~3.75%로 한국(2.50%)과 1.25%포인트 차이가 난다. 국가 간 금리 차이가 나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투자금을 회수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한미 금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환율 상승 요인이 됐다.
최근까지 미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연준이 올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그런데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공개된 연준 12월 회의 의사록을 보면 위원 12명 중 3명이 금리 인하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제로 운영되는 연준 회의에서 3명이나 이견을 낸 건 이례적이다. 3명 중 2명은 최근 물가가 높으므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연준에서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연초에 환율 하락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 환율 하락 요인도 상존...4월 한국 채권, 국제 지수 편입
일부 전문가는 올해 환율이 작년처럼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4월에 한국 채권이 WGBI(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되는 것이 원화 가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WGBI는 글로벌 시장 지수 제공업체 FTSE 러셀이 산출하는 선진채권지수로,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2조5000억달러에서 3조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약 56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작년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 20명 중 8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가 크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보여줬다”고 했다. 반면 8명은 ‘보통’이었다고 했고 4명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가 달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어야 환율이 큰 등락없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친화적 정책과 내국인들의 국내 시장 투자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국내 혁신 기업 지원을 강화해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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