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오늘도 지구 지켰구나" 우리가 몰랐던 땅밑 노동

이상엽 기자 2025. 12. 3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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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밀착카메라는 지하 일터에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바로 재활용 선별원입니다. 깨끗한 지구를 위해 냄새나는 쓰레기 더미 옆에서 일하고 있지만 동물 사체나 상한 음식물 등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면 참을 수 없는 괴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상엽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순애/재활용 선별원 : 러닝머신 하듯이 쥐들도 거기서 뛰고 있어요.]

[이랑교/재활용 선별원 : 1m짜리 잉어가 한 5마리 나왔어요. 그다음에 고양이 사체나 개 사체…]

[유지연/재활용 선별원 : 악 소리 지르고 막 도망가고. 암흑세계죠, 암흑세계.]

지하는 어둡고, 더럽고, 냄새납니다.

이 공간, 아침 일찍 쓰레기가 쏟아집니다.

일과 시작입니다.

[이랑교/재활용 선별원 : 드디어 전쟁 시작이구나. 이게 뭐야? 이게 과연 가정집에서 나오는 건가?]

연말, 이곳은 들뜬 지상과 딴판입니다.

[유지연/재활용 선별원 : 막 헤치면서 하나하나 잡는 거예요. 갈고리처럼 이렇게 손으로…]

[이순애/재활용 선별원 : 올여름에 뱀 죽은 거 그게 나왔어요. 뱀술 담갔던 게… 음식물이 썩으니까 구더기가 바글바글할 거 아니에요.]

기피 시설로 분류되는 재활용 선별장은 사람들 눈이 닿지 않는 지하에 숨겨졌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 50대와 60대입니다.

하루 8시간 일하고 월급은 200만원 남짓입니다.

모두가 기피하는 일, 대접받지 못합니다.

[이랑교/재활용 선별원 : 처음에는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사람들이 나를 몰라봤으면 하는…]

하지만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순애/재활용 선별원 : 아들한테 '괜찮아, 할 만해' 내가 그랬거든요. 쓰레기를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는 사람이야.]

[이랑교/재활용 선별원 : 어느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아요. 진짜 막장 같은 그런 느낌이 많이 들죠. 자원을 캐는 그런 곳이다.]

[유지연/재활용 선별원 : 병이 딱 떨어지는 소리. 어떨 땐 그게 참 경쾌하게 들릴 때도 있어요. '오늘도 깨끗한 지구를 지켰구나' 그런 생각으로…]

취재진도 함께 선별 작업을 해봤습니다.

[이순애/재활용 선별원 : {캔은 이쪽.} 네. {플라스틱은 이쪽.} 네. 잘하신다. {떨어뜨렸다.} 그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네.]

눈썰미와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최근 1년 전국 생활쓰레기 양은 약 2천만톤입니다.

이 가운데 스티로폼, 플라스틱, 캔, 유리 등은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귀한 일, 우리가 모르는 사이 '지하 노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매일 하고 있었습니다.

[이랑교/재활용 선별원 : 어두운 계단을 내려와서 불을 하나씩 켜다 보면 밝아지는 모습이잖아요. 잘만 하면 자원이 되겠구나.]

[유지연/재활용 선별원 : 옛날에는 몰랐죠. 나라도 깨끗하게 버려야겠다. 이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람이 엄청 많아요.]

하지만 오염되거나 섞여버리면 재활용이 안 됩니다.

[이랑교/재활용 선별원 : 저희가 100% 선별을 할 수 없어요. 안 되는 것들은 쓰레기로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그게 안타까워요.]

조금만 신경 쓰면 됩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 생각보다 나부터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수거를 잘해야 우리가 사는 세상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정철원 영상편집 홍여울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권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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