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허가에 ‘일본어 능력’ 신설…일, 외국인 규제 전반 확대

김기범 기자 2025. 12. 3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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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취득 거주 기간 5년서 10년으로…유학생 취업 관리도 강화
부동산 취득 규제·외국인 유입 총량제 등은 아직 구체화 안 돼
내년부터 일본어·문화 교육사업 시작…수업 이수 의무화 검토 중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영주권과 국적 취득 요건을 강화하고, 외국인의 세금 납부와 유학생 아르바이트 등 관리를 엄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시작된 외국인 규제 강화 흐름이 재류(체류) 자격, 국적 취득, 취업 등을 포함한 외국인 관련 제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1월 마련할 외국인 정책 기본방침에 영주 허가 등 재류 자격과 국적 취득 요건을 엄격화하고, 세금 미납과 사회보장급여 부정수급 등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 같은 내용을 집권 자민당이 다음달 정부에 제언하면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관계 각료회의에서 외국인 정책 기본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영주 허가 요건에 일본어 능력을 추가하고 소득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어느 정도의 일본어 구사 능력을 요구할 것인지 등 상세한 내용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현행 법률은 영주 허가 시 ‘품행 단정’ ‘독립적인 생계 유지 능력’ ‘일본의 이익에 부합’ 등 세 가지 요건을 살피도록 하고 있다. 국적 취득 시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의 일본어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 내 영주권자는 약 93만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국적 취득에 필요한 거주 기간을 기존 ‘5년 이상’에서 ‘원칙적으로 10년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는 국적의 법적 지위가 영주 허가보다 높은데도 영주 허가 요건인 ‘원칙 10년 이상’보다 거주 기간 요건이 짧은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2024년 일본 귀화 신청 건수는 1만2248건이었으며 이 중 약 72%인 8863건이 허가됐다.

일본 정부는 유학생 등의 취업 관리도 강화한다. 요미우리는 불법 취업을 막기 위해 기존에는 입국 때 신청만 하면 원칙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허용했던 것을 변경해 근무시간 등을 더 엄격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외국인의 세금·보험료·의료비 등의 미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분증 역할을 하는 재류카드(외국인 등록증)와 마이넘버카드(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전자신분증) 등을 올해부터 일체화해 파악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2027년부터 광역지자체와 협력해 세금 등 체납이 확인되면 입국·재류 자격 갱신을 불허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또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위해 외국인에게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가르치는 사업을 2027년 시작할 방침이다. 영주 허가나 재류 자격 심사를 받을 때 이 같은 수업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국인의 아파트·토지 등 부동산 취득을 규제하는 방식은 집권 자민당 내 논의가 좀 더 진행된 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류 외국인 수를 제한하는 ‘외국인 유입 총량제’ 등 양적 관리 방안은 이번에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외국인과의 질서 있는 공생 사회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외국인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해왔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6년부터 부동산을 취득할 때 국적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 해외운전면허의 일본 운전면허 전환 절차를 엄격하게 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지난 10월부터 시행 중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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