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게시판 사태로 1년째 집안싸움하는 국힘···“조작 발표” vs “용서 못해”

이보라 기자 2025. 12. 3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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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에서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것을 두고 31일 당내에서 후폭풍이 이어졌다. 친한동훈(친한)계는 “당무감사위가 조작 발표를 했다”며 반발하고, 당 지도부 인사들은 한 전 대표를 향해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다가오지만 국민의힘은 1년째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 발표했다”며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한 전 대표는 “게시물 시기도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도 전이나 최근 등 무관한 것들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다”며 “저는 당원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도 않아 동명이인 명의 글과 무관하다.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제기된 당원게시판 의혹은 한 전 대표, 그 가족과 이름이 같은 당원들이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방한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다. 전날 당무감사위는 사실상 한 전 대표의 가족들이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올렸다는 판단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전날 “제 가족들이 익명이 보장된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인 사설과 칼럼을 올린 사실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일부 사실을 인정했으나 “사설과 칼럼을 올린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친한계는 당무감사위의 조치가 ‘한동훈 죽이기’라며 날을 세웠다. 박정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저 적개와 분노에 적셔진 조작과 모순만 강조된 꼴”이라며 “차라리 ‘그저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그 분(윤 전 대통령)의 말로 발표를 대신하는 게 솔직했을 듯싶다”고 밝혔다. 박정훈 의원은 “감사 내용을 조작까지 한 건 정치적 목적에 과도하게 심취해 기본적 도덕성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이 위원장 경질을 촉구했다. 배현진 의원은 “당무감사위원장이란 자가 감사 내용을 위조하고 꽁무니를 빼는 중인가 본데, 지엄한 법의 처분을 받게 될 듯하다”고 적었다.

당 지도부에서는 한 전 대표가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익명 뒤에 숨어서 수위가 넘는 발언들로 내부를 분열하려고 했다면 그 대상이 누구였다 해도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같이 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명구 조직부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금 이재명 정부와 싸우기도 바쁜데 언제까지 분열과 갈등을 가져갈 거냐”며 “(한 전 대표가) 인정할 건 인정하시고, 해명할 건 해명하시고, 사과할 게 있으면 빨리 사과하고 털고 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1년이 넘도록 해소되지 못한 채 당내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방선거가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지지율이 20%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장동혁 지도부가 외연 확장과 보수 통합을 시도하기는커녕 한 전 대표 찍어내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 대표가 당무감사위를 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당내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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