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이상 설사·복통 지속된다면? '크론병' 일 수 있습니다"
설사와 복통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단순 장염이 아닌 '크론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크론병은 장 점막에 궤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관절통, 포도막염, 빈혈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형석 원장(서울에이스내과의원)은 "크론병은 흔히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잘못 진단되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루나 농양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심할 경우 장 절제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초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과 함께 크론병의 원인과 핵심 증상,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크론병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크론병은 자가면역 이상으로 인해 장 점막에 문제가 생겨 만성 설사와 복통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흔히 과민성 장증후군과 혼동하기 쉬운데,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병과 함께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는 분명한 병리학적 질환입니다. 예전에는 드문 병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발병이 늘고 있어 초기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하던데, 왜 생기는 건가요?
크게 자가면역 이상,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장내 세균에 대해 우리 몸이 부적절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염증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가족력인데, 염증성 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일반인 대비 30배 이상 높게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적 요인입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동물성 단백질, 과자, 설탕 등의 섭취가 늘어난 것이 염증 유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 봐야 하나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설사'입니다. 하루 2~3회 이상의 설사가 오래 지속되거나 혈변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복통은 주로 아랫배 쪽에서 지속적이기보다는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이유 없이 체중의 10% 이상이 감소하거나, 빈혈로 인한 만성 피로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척추나 골반 같은 큰 관절뿐만 아니라 손가락, 발목 등 작은 관절의 통증, 그리고 포도막염이나 홍채염 같은 눈의 염증(충혈, 눈부심, 통증)이 동반된다면 강력히 의심해 봐야 합니다.

진단과 치료 과정이 궁금합니다.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도 시행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 내시경입니다. 내시경을 통해 크론병의 특징인 선형 궤양이나 장 점막의 변형을 확인하여 중증도를 파악합니다. 치료는 완치보다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의 특성에 맞춰 '꾸준한 관리'에 집중합니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아미노살리실레이트)를 사용하고, 재발하거나 반응이 없으면 더 강력한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합니다. 장내 환경 개선을 위해 유산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만약 농양이나 치루 같은 합병증이 생기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실제로 환자의 상당수가 평생 1회 이상의 수술을 경험하게 됩니다.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점점 깊어지고 넓게 퍼질 수 있습니다. 장 점막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장벽이 궤양이나 누공(장과 장, 혹은 장과 다른 장기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현상), 협착(장 안이 좁아짐) 같은 심각한 병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장 수술이 필요해지거나, 장을 일부 절제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식단이나 생활습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복통과 설사 때문에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염증이 심한 급성기가 아니라면 오히려 골고루 먹는 게 좋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아야 치료 약물에 대한 반응도 좋기 때문입니다. 다만 술, 커피 같은 장을 자극하는 음식은 급성기에 피해주시는 게 좋고요. 흡연은 크론병 발생 위험을 2배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초기 진단의 중요성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2030세대에서 이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데, 젊은 분들이 대장 내시경 같은 검사를 꺼려서 치료 시기가 늦춰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제대로 된 진단과 검사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기획 = 박소은 건강 전문 아나운서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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