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연하장 받은 '부정선거론자' 민경욱... "尹도 안 줬는데"

청와대 "여야 전직 의원 전원에 발송"

'부정선거론자'인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연하장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보낸 연하장 사진과 함께 "무서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연하장 발송이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민 전 의원은 대법원 기각 판결에도 부정선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을 지지하는 등 극우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자신에게 정반대 성향의 이 대통령이 연하장을 보내 새해 인사를 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이 있거나 믿기 어려운 일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민 전 의원은 "내가 죽음의 골짜기에 서서까지 당선을 위해 애를 썼던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도 3년 내내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엽서를 나의 부정선거 투쟁의 대척점에 서있는 이재명이 보내왔다"며 거듭 놀라움을 표했다.

청와대 "여야 전직 의원 전원에 발송"

청와대 관계자는 민 전 의원에게 연하장을 보낸 이유를 묻는 본보 질문에 "청와대는 국회 예우를 위해 대한민국헌정회의 협조를 받아 여야 전직 국회의원에게 신년 연하장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민 전 의원이 20대 국회의원을 지내 자동으로 발송 대상에 포함됐다는 뜻이다.

앞서 청와대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통령은 2026년 새해를 맞아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헌신한 각계 주요 인사,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 계층 및 외국 정상, 재외동포 등에게 신년 연하장을 보내 새해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