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적반하장에 “몽둥이도 모자라, 영업정지 가능”

국회 청문위원들, 국정조사 추진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31일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회 연석 청문회에 나온 쿠팡 쪽의 적반하장 태도에 청문위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청문회 이틀째인 31일, 청문위원들은 “몽둥이가 모자란다. 반드시 국정조사하겠다” “최대한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영업 정지도 가능하다”며 국회가 일회성 ‘쿠팡 혼내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별렀다.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 위원인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침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김범석 쿠팡 아이앤씨(Inc) 의장을 가리켜 “저런 방식의 도덕적 해이, 무책임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한테는 ‘역금융치료’가 답인 것 같다. 현행법 한도 내 최대한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전자상거래법에 영업 정지가 가능하다. 있을 수 있는 최대의 손실을 안겨준다면 그때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영 의원은 “이들이 지금 하려는 것은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신뢰 회복이나 구제가 아니고 미국 증시 방어”라며 “쿠폰 지급 같은 변칙 보상안을 발표해서 ‘이 정도면 한국 국민들은 둔감하니까 넘어가겠지’ 이렇게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우리한테는 거짓 변명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미국에다가는 ‘이번 기회에 저가 매수하라’고 한다. 도대체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기업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의 집단소송제 등 여러 법체계가 미국에 비해 매우 부족한 제도적 결함이 있다. (쿠팡은) 그런 걸 노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우리 정부나 국회가 그냥 둔감하게 일회성으로 (쿠팡을) 혼쭐내고 그치는 거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청문위원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쿠팡, 몽둥이가 모자란다. 어제 청문회를 하는 동안 내내 들었던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검은 머리 외국인 김범석은 한국을 식민지 내지는 후진국으로 여기고 있다. ‘5만원’이라고 적어놓은 5천원짜리 쿠폰 좀 던져주면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서 잠잠해질 거라 착각한다. 한국 국회가 시비 걸면 양당 출신 대관(대외협력) 인력을 채용해서 적당히 버티면 금방 넘어갈 거라 착각한다. 모욕감을 느낀다. 반드시 책임을 지우고 문제를 개선토록 만들겠다. 국정조사도 하겠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조만간 쿠팡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낼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한겨레에 “국민의힘도 쿠팡 국정조사를 하자고 주장한 만큼, 오늘 국민의힘과 협의해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