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는 아이들과 온기 나눠… 앞으로 후원자 1000명 발굴”[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고관 초록우산 제주후원회 후원자개발분과 부회장
유학 온 학생들 숙식 제공하신
어머니의 따뜻한 모습 본받아
1999년부터 매월10만원 후원
정기적으로 김장·보육원 봉사
나눔은 더많은 기회 만드는 것
주변 사람과 함께할때 큰 변화

“1999년부터 초록우산을 통해 조금씩 기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지역 후원회 부회장으로서 나눔을 키워 가는 데 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민 고관(56) 씨는 자신의 ‘인생 첫 나눔’을 초록우산에서 시작했다. 고 씨는 현재 제주축산농협 본점에서 상호금융 담당 상무로 근무하며, 초록우산 제주후원회 후원자개발분과 부회장을 맡고 있다.
1970∼1990년대 제주 시내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던 고 씨의 어머니는 읍 지역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 비용 한 푼 받지 않고 숙식을 제공했다고 한다. 조건 없는 돌봄을 보며 자란 그는 ‘나눔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는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했다고 한다. 고 씨는 “어머니의 행동 하나하나가 제 인생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며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 배운 마음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마음과 달리 실천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고 씨는 수십 년 전 큰 교통사고를 겪고 긴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보냈다. 당시 삶의 소중함과 주변 도움의 가치를 절실히 깨달았다. 이후 제주후원회 강원철 총장의 소개로 초록우산을 알게 됐고, 평소 존경하던 선배가 “좋은 일을 함께하자”고 권한 것을 계기로 기부를 결심했다. 그는 “그동안 주변에서 받아 온 온기를 이제는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1999년 3월부터 매월 10만 원씩 초록우산에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고 씨는 “자녀를 키워 본 부모로서 아이들이 사랑과 관심 속에서 자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특히 홀로 세상에 서야 하는 아이들이 외로움보다 따뜻함을 먼저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 늘 컸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우산을 통해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며 아이들의 웃음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됐다. 고 씨는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뛰놀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아이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그 시간과 작은 관심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깨닫게 해 줬다”고 전했다. 26년 7개월간 이어 온 기부로 누적 후원금은 어느새 약 1300만 원에 이르렀다.
고 씨는 기부 금액보다도 직접 몸을 움직이며 참여했던 봉사활동의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우산 제주후원회 회원들과 함께 김장 봉사, 보육원 봉사활동, 주거 개·보수 등 다양한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 씨는 “김장 봉사 때는 직접 배추를 버무리고, 완성한 김치를 필요한 곳에 직접 전달했다”며 “계절에 상관없이 이웃들에게 김치를 전할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포항후원회와 함께 아동 가정 집수리 봉사에도 나섰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포함해 네 자녀를 홀로 키우는 아버지가 한 방에서 식구와 함께 지내던 가정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었다. 고 씨는 “비좁고 불편한 환경이었지만 가족의 마음만큼은 그 어떤 집보다 단단해 보였다”며 “새로 단장한 화장실에 아이들이 직접 만든 ‘화장실 이용 규칙표’가 붙어 있었는데, 깨끗한 공간을 함께 지켜 가겠다는 다짐이 담긴 그 종이 한 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나눔을 이어 오며 그는 ‘나눔은 혼자 하는 선행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큰 변화를 만든다’는 철학도 갖게 됐다고 한다. 이제는 개인적인 목표도 생겼다. 고 씨는 “나눔은 누군가를 돕는 것을 넘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이라며 “앞으로 1000명의 후원자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은 나눔의 시작을 독려했다. 그는 “저 역시 처음엔 아주 작은 실천으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참여하며 그 가치와 기쁨을 몸소 느꼈다”며 “‘작은 관심과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한 사람의 작은 손길이 모여 큰 기적을 만들어 간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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