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등록금 인상·외국인엔 관광세…문턱 높아지는 지구촌

문재연 2025. 12. 3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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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학생 등록금 대폭 인상
세계 곳곳 관광세 인상 흐름
재정난·외국인에 배타적인 여론 배경

유학생이나 외국인 관광객을 자국민과 동등하게 대우하던 국가들이 인색해졌다. 유학생에게만 학비를 올리거나 지원금을 깎는가 하면, 관광객에게 세금을 더 걷는 등 차별적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국가 재정 악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극우 정당 부상 등 외국인에게 배타적이 된 자국 내 여론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급등한 환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유학생 장학지원 끊는 미국·유럽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 정책을 폐기했을 당시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시위 사진. AFP=연합뉴스

30일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프랑스 예산당국은 최근 모든 유학생에게 지급했던 주거보조금(APL)을 내년부터 전면 중단하고, 유럽연합(EU) 외 국가 출신 학생들의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파리 제1대학(팡테옹 소르본) 등 일부 국립대학은 비EU권 외국인 학생에 대한 등록금을 기존의 16배나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유학생 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석·박사까지 이어가기엔 재정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중도 귀국을 검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스위스와 일본도 유학생 보조금 감축 등에 따라 2027년부터 외국인 학생에 대한 등록금 인상할 방침이다. 일본 국립 도호쿠대도 2027년도 학기부터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이미 공지했다.

미국이 '전문직 비자'로 꼽히는 H-1B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자 '인재 유치의 기회'라고 했던 캐나다도 이달부터 학생 비자를 포함해 각종 비자 수수료를 소폭 인상했다. 한 캐나다 이민컨설팅 업체는 "소폭 인상이지만 각종 신청이 중복되면 최대 수십 캐나다 달러까지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어 내년도 '관광세' 강화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한국일보 자료사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각종 관광세도 내년부터 일제히 인상된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루브르 박물관은 1월부터 비유럽연합(EU) 국적자 대상 입장료를 45% 인상한 바 있다. EU 국적자가 아니라면 인상된 요금을 적용받는다. 미국 내무부도 그랜드캐니언, 옐로스톤 등 미국 유명 국립공원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자국민보다 3배 많은 입장료를 책정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지난 6월 호텔 투숙객 전원을 대상으로 3%의 숙박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그리스도 올해부터 기존 숙박세를 '기후 위기 회복세'로 변경해 숙박 시설과 등급에 따라 최대 20유로(약 3만4,000원)의 추가요금을 책정하기로 했다. 관광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국마저 이달 초 공항세를 53%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성장 둔화 희생양 찾기"

세계 각국이 유학생 혜택을 없애거나 관광세를 도입하는 등 외국인에 부담을 지우는 정책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국가 재정 악화와 함께 외국인에 점차 배타적이 된 여론 탓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니스카넨센터의 시실리아 엔터라인 이민정책 분석가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센터 산하 연구소가 발행하는 학술지 에듀케이션 넥스트에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자국 내 졸업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종종 희생양을 찾게 된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유학생이 경제 압박과 고용 시장 압박에 대한 광범위한 정서에 대한 쉬운 표적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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