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거나 아련하거나… 한국 정서로 다시 만나는 中·日 로맨스 영화
청룡상 신인 감독상 김혜영 연출
가난한 청춘의 연애 ‘만약에 우리’
구교환·문가영 배우의 연기 돋보여

온기가 필요한 계절, 따뜻한 멜로 영화 두 편이 관객을 찾는다.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일본·중국 로맨스가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돼 연달아 개봉한다. 10대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120만명을 동원한 일본 로맨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추영우·신시아 주연의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24일 개봉했다. 넷플릭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재해석한 구교환·문가영 주연의 ‘만약에 우리’는 31일 관객과 만난다.
풋풋한 10대의 로맨스를 보고 싶다면, ‘오세이사’를 권한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으로 매일 밤 잠들면 그날의 기억이 사라지는 서윤(신시아)과 같은 학교 친구 재원(추영우)이 계약 연애를 하며 사랑에 빠지는 청춘 멜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수만 번은 본 듯한 기억상실이지만, 요즘 ‘대세’로 떠오른 배우 추영우와 신시아의 신선한 조합이 기시감을 덜어준다. 사라지는 오늘을 붙잡기 위해 일기를 쓰는 서윤과, 그 일기장에 매일 행복한 기억을 채워주고 싶은 재원의 순수한 마음이 중심을 이룬다.
눈물샘을 자극했던 원작의 절절한 멜로를 한국식으로 더 밝고 담백하게 바꿔서 호불호는 갈릴 법하다. 병약한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에 비해 지나치게 건장한 추영우의 체격 때문에 몰입이 깨질 때도 있지만, 청량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동화 같은 데이트를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올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김혜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아무래도 어른들에게는 ‘만약에 우리’의 현실적인 로맨스가 더 와닿는다. 원작 ‘먼 훗날 우리’는 성공을 꿈꾸며 베이징으로 향했지만, 방 한 칸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중국 청년들의 현실을 그려서 공감을 얻었다. 원작의 아련한 정서를 살리되, 한국 문화에 맞게 각색했다. 춘절 귀성 기차에서의 첫 만남은 한국판에서 설날 고속버스로 바뀌었다. 고향 친구에서 연인이 된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한때 뜨겁게 사랑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별하고, 10년 뒤 우연히 재회하는 이야기. 가난 앞에서 꿈도 사랑도 점점 초라해져 가는 청춘의 연애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줄거리는 원작을 충실히 따르지만, 여주인공은 보다 주체적으로 바뀌었다. 원작의 여주인공 샤오샤오(주동우)는 ‘베이징에 집 있는 남자’와 결혼이 목표였다. 속물처럼 보여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짠한 캐릭터였는데, 한국판의 정원은 보육원 출신에 건축가를 꿈꾸는 설정으로 바뀌면서 다소 식상해진 면도 있다. 겨울 설원의 시린 풍경과 배우 주동우의 쓸쓸한 눈빛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원작만의 매력이다.
구교환·문가영 배우의 나이 차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두 배우는 연기력으로 이를 뛰어넘는다. 정통 멜로는 처음이라는 구교환은 소년미와 원숙미를 오가는 대비로 또 한 번 변신을 보여준다. 가진 건 없어도 환하고 아름다웠던 과거는 컬러로, 사랑이 모두 바랜 현재는 흑백으로 보여주는 연출도 원작 그대로 유지했다.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꿈을 좇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꿈이라는 게 좇다가 지치기도 하지 않나”라며 “그런 시기에 만나 사랑했던 연인의 이야기라면 지금의 청춘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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