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누수에 타일 들뜸… 인테리어 부실 시공 피해 극심

김윤주 기자 2025. 12. 3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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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서 관련 처분 750건 넘어

신혼인 신모(31)씨 부부는 지난 10월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를 사서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지은 지 10년 된 아파트라, 입주를 하면서 집을 전면 리모델링했다. 한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해 벽지와 바닥재, 타일, 조명까지 싹 바꿨다. 공사가 끝난 직후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바닥 타일 일부가 들뜨는 사례도 생겼다고 한다. 신씨는 인테리어 업체에 하자 보수를 요구했으나 업체는 “그 정도는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하자”라고 맞섰다.

A씨는 자택 베란다의 결로 예방을 위해 인테리어 시공을 하고 나서 결로 피해를 입었다. /독자 제공

코로나 이후 ‘집 꾸미기’ 트렌드가 확산하며 국내 민간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연간 기준 약 30조원대로 커졌다. 그러나 신씨처럼 분쟁이 생겼을 때 소비자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다. 30일 구미경 서울시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와 자치구가 허가를 내 준 주택 실내 공사는 지난해 8969건에서 올해 1만1481건으로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와 자치구가 무면허, 부실 시공 등 불량 업체에 내린 과태료, 영업 정지 등 처분은 작년 469건에서 올해 751건으로 60% 늘었다. 인테리어 공사 수요보다 부실 시공 피해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사 후 하자가 있어도 업체가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버티면 현실적으로 피해를 입증하기도, 보상을 받기도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벽이나 기둥 같은 건물 구조를 바꾸는 대규모 공사가 아닌 이상 인테리어 공사는 별도의 감리나 허가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 해외의 경우 공공기관 인증제를 통해 시공 품질을 관리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런 제도가 도입돼 있지도 않다. 비용이나 완성도에 대한 기준도 분명하지 않아 소비자가 계약서를 아주 세세히 작성하지 않는 한 하자가 생겨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표준계약서가 있지만 권고에 그칠 뿐 의무가 아니어서, 계약서 없이 공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공사 금액이 작은 경우 부실 시공을 처벌하기 더욱 어렵다. 현행법상 금액 1500만원 미만의 인테리어 공사는 실내건축공사업 면허가 없어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을 통해 공사 업체가 허가받은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동반행정사사무소 이상준 행정사는 “공사 기간 도중 자재비가 필요하다는 등 핑계를 대며 중도금을 미리 달라고 하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커뮤니티 등에 ‘인테리어 블랙리스트 업체’를 공유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중개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한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은 2023년 표준 계약서를 반드시 쓰도록 하는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덕에 시공 사업 매출이 연 200%씩 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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