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한의 벤치톡]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들…그들에게 “죽이고 싶다”는 말이 날아든다

홍성한 2025. 12. 3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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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도 사람이다.

점프볼과 연락이 닿은 프로 구단 A팀 한 선수는 "20살에 처음 받았다. 당시 내용을 봤는데 정말 무서웠다. 욕설 가득한 장문 DM(다이렉트 메시지)이었다. 그 뒤로는 그냥 바로 삭제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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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농구선수도 사람이다. 누군가에게는 딸이고, 누군가에게는 아들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죽이고 싶다”는 메시지가 날아들고 있다.

코트 위에서 흘린 땀과 눈물은 박수로 돌아와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때때로 정반대다. 선수들은 승부의 기쁨보다, 욕설과 비난을 먼저 마주하고 있다.

최근 한 KBL 선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악성 메시지 캡처본을 올렸다. 차마 입에 담기도, 글로 쓰기도 힘든 수준의 문장들이었다. “죽이고 싶다”, “칼로…” 등 단순 비난을 넘어 외모 비하와 신체 위해를 암시하는 표현까지 담겼다.

(욕설과 협박성 표현이 포함돼 있어 해당 이미지는 기사에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모든 팬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팬은 경기력에 박수를 보내고, 선수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을 기다려준다. 단지 비판을 넘어 일부 과격한 표현과 선을 넘는 계정들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

경기 결과에 따른 비난은 스포츠 선수에게 사실상 일상이 됐다. 익명성 뒤에 숨은 욕설과 조롱이 선수들을 향해 쏟아지고 있고, 이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 되고 있다. 특히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계정은 베팅 손실을 이유로 한 듯한 비난까지 쏟아내며 수위를 높이기도 한다.

점프볼과 연락이 닿은 프로 구단 A팀 한 선수는 “20살에 처음 받았다. 당시 내용을 봤는데 정말 무서웠다. 욕설 가득한 장문 DM(다이렉트 메시지)이었다. 그 뒤로는 그냥 바로 삭제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가끔 보일 때가 있는데, 순간 움찔한다. 대응하는 것 자체가 그들이 원하는 거라 생각해 그냥 무시한다”고 말했다.

KBO, K리그 등 주요 종목은 선수협회를 중심으로 악성 메시지에 대한 대응 움직임을 보여왔다. 필요할 경우 법적 조치 검토 등도 추진하며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농구는 사정이 다르다. 선수협회가 존재하지 않아 방패막이 없다. 제도 밖에서 홀로 견뎌야 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보호막이 부재한 셈이다. 

 


“큰 고민이죠”

이에 따라 구단이 직접 대응에 나서는 사례도 종종 등장한다. 인천 신한은행은 30일 공식 소셜미디어에 “최근 구단 소속 선수들에 대한 악성 댓글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관람 문화를 위해 팬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선수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선을 구단이 먼저 그은 것이다.

프로 구단 B팀 한 관계자는 “큰 고민이다. 비판은 좋은데, 인격 모독이 담긴 비난으로 가득한 경우가 있다. 비판이든 비난이든 결국 관심이긴 하지만, 선수들이 워낙 많이 받아서 대신 목소리를 낸다. 솔직히 경고에 가깝다. 구단도 충분히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무너뜨릴 수 있다. 말은 흩어지지만, 그 의미는 오래 남는다. 스포츠는 모두가 웃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사진_점프볼 DB, 신한은행 공식 소셜미디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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