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여러분, 유튜브라이브 시작합니다”…재건축 조합 3040 ‘세대교체’
변리사·변호사 등 전문직 다수
6070들 은퇴 후 직장은 ‘옛말’
전자동의·유튜브로 투명 운영
조합설립까지 시간 대폭 줄여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전경. [한주형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30/mk/20251230235402605vocd.jpg)
60대 이상 노년층이 주도했던 정비사업 조합에 젊은 세대 유입이 늘고 있다. 3040세대가 이끄는 조합은 조합 소식을 유튜브 라이브로 알리기도 한다. 사업 과정에서 구하는 조합원 동의도 전자 방식을 활용한다. 자산으로서 아파트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며, 앞으로 정비사업 조합 업무에 직접 뛰어드는 젊은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30일 한국프롭테크가 업무제휴를 맺은 수도권 53개 정비사업 단지 중 추진준비위원장, 조합장 등의 3040세대 비율은 42.3%로 집계됐다. 40대의 비율이 34.6%로 50대와 같았고, 30대 비중은 7.7%로 70대(3.8%)보다 2배 높았다. 한국프롭테크는 아파트 실소유주 인증 기반 커뮤니티 ‘얼마집’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과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장은 주로 은퇴한 60대 이상 노년층이 주로 맡았다. 인생 2막을 여는 차원에서 조합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사업 추진보다는 본인의 ‘돈벌이’에 집중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조합장의 업무 능력이 떨어져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현직 변리사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의 유상근 추진위원장(46)은 “업무가 분업화하고 고도로 전문화한 현재 시대에 맞춰 재건축 조합장도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재건축이라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끝까지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조합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추진위원장의 강점은 빠른 일 처리 속도다. 정비사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라 불릴 정도로 사업 속도가 생명인데, 젊은 세대가 사업을 주도하며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추진위원회 설립을 마쳤는데, 지난 9월 추진위 구성 동의서 접수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동의율이 70%를 넘겼다.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도 젊은 조합장의 경쟁력 중 하나다. 서울 서초구 반포미도1차 재건축의 김승한 조합장(41)은 “수영장 외에도 로봇 파킹·배달·발렛 서비스 등으로 고급화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를 구상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부분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미래가치가 있는 아파트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 내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소통도 늘어나고 있다. 젊은 조합장들은 카카오톡 채팅방과 네이버 카페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해 홍보하고 있다. 과거 조합 측이 홍보요원을 동원해 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알리던 시절과 대조적이다. 유 위원장은 ‘올재단’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라이브 방송으로 조합원들에게 안내 사항을 전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과정 일부를 디지털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프롭테크는 수도권 정비사업장에 전자동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조합 설립 절차 소요 시간이 기존보다 7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송지연 한국프롭테크 대표는 “젊은 정비사업 조합장들은 새로운 시도를 적극 검토하는 경향이 강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중요시한다”며 “이에 따라 전자동의 서비스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운영 방식 등이 재건축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장이 젊다는 점이 일부 사업장에선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소유주 상당수가 60대 이상인 곳에선 젊은 조합장을 신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40대인 강남의 A정비사업 관계자는 “일을 하다 보면 ‘버르장머리가 없다’며 공격을 받을 때가 있다”며 “아무래도 기존의 관습을 젊은 시각으로 바꾸려 하면 저항이 나온다. 협력사 종사자들도 나이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실무자나 중간 관리자 직급이 많은 3040세대는 조합 일에 집중할수록 본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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