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저질 영상 너무 많이 뜨지 않습니까?

금준경 기자 2025. 12. 3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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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만든 저질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 중심의 유통 환경에서 AI가 만든 저질 영상이 더욱 부각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슬롭은 '오물'이라는 의미로 AI를 통해 만든 의미 없는 저질 영상을 'AI 슬롭'이라고 부른다.

전체 영상 추천 5개 중 1개 꼴로 'AI 슬롭'이 추천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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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미디어 파도] 새 계정 기준 유튜브 'AI 슬롭' 추천 비중 20%에 달해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구독자 160만 명이 넘는 국내 'AI 슬롭' 유튜브 채널 '3분 지혜' 콘텐츠 목록 갈무리.

인공지능(AI)이 만든 저질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 중심의 유통 환경에서 AI가 만든 저질 영상이 더욱 부각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상편집 플랫폼 카프윙이 국가별로 상위 100개 유튜브 채널 총 1만5000개를 조사한 결과 278개 채널이 'AI 슬롭'만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채널들의 합계 구독자만 2억2100만 명, 연간 수익은 1억1700만 달러(1700억 원)로 추정된다.

슬롭은 '오물'이라는 의미로 AI를 통해 만든 의미 없는 저질 영상을 'AI 슬롭'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을 정의하는 단어로 '슬롭'을 꼽을 정도다.

주목할 점은 유튜브에서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을 때 추천 알고리즘이 띄우는 영상 500개 중 104개가 슬롭 채널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전체 영상 추천 5개 중 1개 꼴로 'AI 슬롭'이 추천되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슬롭' 문제가 심각하다. 카프윙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한국의 'AI 슬롭' 채널 11곳의 조회수는 84억5000만 회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대표적인 한국의 'AI 슬롭' 유튜브 채널 '3분 지혜'는 구독자만 160만 명이 넘고, 총 조회수는 20억 회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조회수를 보유한 'AI 슬롭' 채널로 한 해 수익은 5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AI를 활용한 영상이 선정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는 AI로 제작한 여성의 노출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영상은 아나운서 등 특정 직업군에 편견을 부추기는 식으로 구성됐다.

최근엔 경찰이 흡연 중인 여학생을 제지하자 여학생이 “지금 몰카 찍었어요? 미쳤네 경찰이 몰카 찍고 다님”이라며 경찰을 몰카범으로 몰아세우는 장면이 담긴 AI 영상 등이 논란이 됐다. AI가 만든 영상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누리꾼이 혐오성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도 적지 않아 AI발 허위정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 기상캐스터가 짧은 치마를 입고 폭우 중에 생중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AI 영상. 조회수 10만 회를 넘긴 경우도 있다.

'AI 슬롭'이 유튜브 등의 알고리즘을 점령하면서 창작자들의 양질의 콘텐츠가 밀려난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 포브스는 지난해 3월 보도에서 소셜미디어에 AI로 만들어진 의미 없는 콘텐츠가 확산되고,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며 “바다 표면에 떠다니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처럼, AI가 생성한 쓰레기가 표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국내외에선 AI 슬롭과 관련한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AI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에는 이를 고지하는 방식의 논의가 잇따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 중인 AI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이용한 제품·서비스에는 이 사실을 표기해야 한다.

규제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가디언은 “AI가 만들어낸 저질 콘텐츠에 있어 인간의 창의성보다 메타와 유튜브에 콘텐츠를 배포하는 알고리즘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AI 도구를 사용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어느 정도 체계화되고 성장하는 산업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튜브 측은 “콘텐츠 제작 방식에 관계없이 사용자에게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모든 콘텐츠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며, 정책을 위반하는 콘텐츠는 삭제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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