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객 위약금 면제” 꺼낸 KT…4500억 보상·5년 1조 보안 투자

권하영 2025. 12. 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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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 고객 위약금 면제 사유”…KT 전면 수용
보상 대상 ‘피해 고객→전 고객’로 확대…4500억 투입
6개월 ‘고객 보답 프로그램’ + 5년 1조 보안 혁신 추진

[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KT(030200)가 전체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4500억 원 규모 고객 보상안을 내놨다. 단순 피해 보상 단계를 넘어 전 고객 책임 범위를 인정한 조치다. 근본 원인에 대한 개선과 재발 방지 체계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행하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무단 소액결제 사태 및 해킹 사고 등과 관련한 ‘침해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와 정보보안 혁신방안’ 브리핑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만 보상”에서 “전 고객 보상”으로…보상 범위 확대

30일 KT가 광화문 사옥에서 발표한 이번 보상안은 기존에 정보 유출 및 무단 소액결제 피해 고객에 한정됐던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상을 전체 고객으로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전날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은 KT 침해 사고에 대해 전체 가입자를 보안 위험에 빠뜨린 ‘계약상 주된 의무’ 위반으로 보고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 사유”라는 판단을 내렸고, KT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피해 고객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고객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위약금 면제는 2025년 9월 1일 이후 해지 고객도 소급 적용해 2026년 1월 13일까지 실시한다. 1월 14일~31일 위약금 환급 신청을 하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9월 1일 이후 신규·기변·재약정 고객과 알뜰폰 고객은 제외다.

일각에선 그러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조사단 발표를 통해 단순히 가입자 정보 유출이나 소액결제 피해뿐 아니라 통신 구간 암호화 미비로 인한 평문의 문자·통화 탈취 위험까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KT에 대해 ‘전 고객 위약금 면제 사유’라는 결론을 내린 결정적 배경이기도 하다.

권희근 KT 마케팅혁신본부장은 “위약금 면제 기간은 타사 기준 열흘보다 더 여유롭게 드리고자 14일 동안으로 정했다”며 “환급 신청 기간에 부득이 신청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최대한 감안해 신청받겠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유심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017670)은 약 열흘의 면제 기간을 뒀다.

데이터·로밍·OTT까지…6개월간 ‘생활형 보상 패키지’ 제공

KT는 이날 위약금 면제와 함께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위약금 면제가 종료되는 13일부터 6개월 동안 △매달 100GB 데이터 자동 제공 △로밍 데이터 50% 추가 제공 및 로밍 프로그램 운영 △OTT 이용권 △커피·영화·베이커리 등 인기 멤버십 할인을 지원한다. 해킹 피해 등을 보상하는 ‘안전·안심 보험’도 2년간 제공한다. 이같은 내용을 안내하는 전담 상담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권 본부장은 요금 감면 보상이 제외됐다는 지적에 대해 “KT 고객 중 약 35%가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무상 데이터 보상에 대해선 아쉬울 수 있으나 더 접근성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수습을 넘어 구조 개선’…KT, 보안 혁신 TF 가동·5년간 1조 투자

KT는 근본적인 정보보안 혁신을 추진하는 전사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 정보보안 최고책임자(CISO) 중심의 보안 책임 체계를 강화하고, 경영진과 이사회 차원의 정기적 보안 점검을 고도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정보보안 투자를 바탕으로 △제로 트러스트 체계를 확대·강화하고 △통합 보안 관제 고도화 △접근 권한 관리 강화 △암호화 확대 등 핵심 보안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박민우 KT 정보보안혁신TF장은 “TF는 기존 IT 보안 위주였던 CISO 조직(정보보안실)과 비교해 전략적 관점에서 실질적인 이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목표로, 이미 60여명이 발령받아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박 TF장은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정확한 산정은 어렵지만 당초 약속했던 5년간 1조원에서 추가로 투자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불법 소형 기지국(펨토셀) 악용으로 가입자식별번호(ISMI) 등 정보가 유출된 2만2227명과 총 2억4319만 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은 368명에 대해 위약금 면제와 5개월 간 월 100GB 무료 데이터와 15만 원 상당 요금 할인 또는 단말 교체를 지원했다.

권하영 (kwon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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