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 결실… 유럽 ‘방산 철옹성’ 뚫었다

임주희 2025. 12. 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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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에 5.6조 천무 유도미사일 공급
단순 수출 아닌 현지 합작법인 통한 생산방식 계약 의미 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를 무대로 K-방산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5조6000억원 규모의 천무 유도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업계에선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김동관(사진) 한화그룹 부회장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를 꼽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을 공급하는 5조6000억원 규모의 ‘3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2022년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 및 유도미사일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맺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약 5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 2024년에는 약 2조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하며 천무 발사대와 유도미사일을 폴란드에 공급해 왔다.

이번 계약은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합작법인을 통한 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폴란드 방산기업 WB 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합작법인(JV) ‘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이하 HWB)을 설립했으며, 이번 계약은 해당 법인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체결됐다. 이에 따라 향후 폴란드 현지에 구축될 HWB의 전용 생산공장에서 만들어질 CGR-080이 폴란드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는 김 부회장이 주도해온 ‘현지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세이프(Secure Action for Europe) 기금을 통해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는 ‘유럽 방산 블록화’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 각국이 자국 또는 역내 생산 무기를 우선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로, 사실상 역외 방산기업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김 부회장은 일찌감치 수출 중심 전략의 한계를 인식하고, 유럽 시장 공략 해법으로 현지 합작법인 설립과 생산기지 구축을 선택했다.

단순 납품이 아닌 현지 산업 생태계의 일부로 편입되는 전략이다.

합작법인도 천무 유도미사일 등 무기 현지 생산은 물론, 인력 채용과 기술 협력, 유지·보수·정비(MRO) 등의 내용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설립됐다.

김 부회장은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 참석한 뒤 곧바로 폴란드로 이동해 방산 세일즈에 나서는 등 폴란드와의 신뢰·협력 관계를 적극적으로 다진 바 있다.

지난해에는 국빈 방문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3사업장에 초청해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두다 대통령은 K9 자주포, 천무, 다목적무인차량 등 10여개 무기체계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7월에는 경제사절단으로 폴란드를 방문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 참석해 두다 대통령에게 폴란드 특화 방산 솔루션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3개월 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총 3조7000억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냈다. 당시 김 부회장의 세일즈 능력에 재계가 주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672문 및 천무 288대 등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같은 해 8월과 11월에는 K9 자주포 212문, 천무 발사대 218대 및 유도탄 공급 등 1차 실행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2023년 12월에는 폴란드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방산 세일즈를 본격화했다.

김 부회장은 폴란드뿐 아니라 유럽, 중동, 북미 지역을 직접 누비며 방산 세일즈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한·아랍에미리트(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차 UAE를 방문했으며, 루마니아 4조원대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과 관련 일리에 볼로잔 루마니아 총리를 예방하기도 했다.

또 한미 조선협력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등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성과는 김 부회장의 세일즈 역량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도 한 몫을 했다. 두 달 전 이재명 대통령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에 보내 양국 간 방산 협력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강 실장은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만나 현지 생산 계약이 연내에 이뤄지도록 당부했는데, 이번 성과를 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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