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서 만나 한밤중 추억의 놀이... 춘천 ‘경도’ 현장 가보니

최수현 2025. 12. 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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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7시쯤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는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등 청년 20명이 모여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앞서 6시50분쯤 한두 명씩 모여들던 청년들은 "당근이세요?"라는 어색한 인사로 서로를 맞았다.

"저희는 도망갈게요." 경찰 역할 5명이 정해지자 청년들은 공지천 조각공원 일원에 숨어들었다.

이후에도 얼음땡 놀이와 꼬리 잡기, 마피아게임 등 각종 추억의 게임을 이어가며 청년들은 익명 속에서 동심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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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청년 20명이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꼬리잡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최수현 기자

“어릴 땐 어떻게 몇 시간씩 뛰어다녔는지 모르겠어요”

29일 오후 7시쯤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는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등 청년 20명이 모여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앞서 6시50분쯤 한두 명씩 모여들던 청년들은 “당근이세요?”라는 어색한 인사로 서로를 맞았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지역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통해 추억의 놀이를 함께하는 모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만난 청년들 역시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같은 날 당근에 올라온 ‘경찰과 도둑(경도) 함께하실 분’ 모임에 참여해 만나게 됐다. 30일 기준 어플에서 가장 활성화된 춘천 경찰과 도둑 모임은 멤버 489명으로, 참여자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

이날 모임을 소집한 김나림(21)씨는 “초등학생 때 많이 하던 놀이인데 성인이 되고 해볼 기회가 없어 잊고 있었다. 최근에 릴스에서 유행하는 것을 보고 춘천에서도 해보고 싶어 모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춘천의 날씨는 영상 1도와 영하의 날씨를 오갔지만 청년들의 열정을 꺼뜨릴 수는 없었다. 모임을 신청한 청년들이 모이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얼어붙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쭈뼛하게 인사를 나누던 어색함도 잠시, 술래가 구호를 외치자 모두 진지하게 놀이에 임했다. 한 청년이 술래의 등을 치자 청년들은 빠르게 내달리며 금세 어색한 기운이 풀렸다.
▲ 29일 오후 청년 20명이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며 뛰고 있다. 최수현 기자

곧이어 ‘경도’가 시작됐다. 경도는 경찰과 도둑으로 역할을 나눠 즐기는 술래잡기로, 정해진 시간 내 경찰이 일정한 수의 도둑을 잡아들이면 경찰이 승리한다.

“저희는 도망갈게요.” 경찰 역할 5명이 정해지자 청년들은 공지천 조각공원 일원에 숨어들었다. “감옥은 먼저 잡아오는 분이 지키고 우선 양쪽에서 좁혀 들어가 잡아오죠” 60초를 세는 동안 경찰이 된 청년 5명은 일명 ‘체포작전’을 세웠다.

60초의 시간이 지나고, 경찰들은 핸드폰 플래시를 켠 채 도둑을 찾아 나섰다. 얼마 되지 않아 공원 곳곳에서 다급한 뜀박질 소리와 비명소리, 웃음소리가 들렸다. 도둑들은 금세 잡혀 공원 벤치의 ‘감옥’으로 연행됐다. 경찰의 승리로 끝나자 청년들은 숨을 헐떡이며 겉옷을 벗어던지고 부채질을 했다.

이후에도 얼음땡 놀이와 꼬리 잡기, 마피아게임 등 각종 추억의 게임을 이어가며 청년들은 익명 속에서 동심으로 돌아갔다.

이날 모임에 처음 참여했다던 직장인 김해인(25)씨는 “최근 유행한다고 들어 운동 삼아 참여했다. 오랜만에 단체로 뛰어노니 재밌긴 하지만 힘들다. 어렸을 땐 몇 시간씩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며 숨을 골랐다.

자영업자 이상민(25)씨는 “타 지역에 살다 와 지역에 아는 얼굴이 없는데, 이 그룹에 사람이 많아서 호기심에 참여해봤다. 오늘은 혼자 왔는데 다음엔 친구와도 함께 와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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