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글로 보는 세상] 자꾸 생각나고 선물 주고 싶은 네가 첫 사랑
학교 가는 길에 떠오른 생각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공부 말고 행복하게 하는
생일 축하·이름도 멋진 친구
아이들 글 읽기의 즐거움, 두 번째 시간입니다. <경남도민일보>와 경남글쓰기교육연구회가 매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남 어린이 글쓰기 큰잔치' 수상한 글 중에 지면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공부하는 일이 쉽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을 모아봤습니다.
공부는 힘들어
먼저 창원 신방초등학교 3학년 박시현 어린이가 쓴 '수혁이 눈병 걸린 날'.
오늘 내 친구 수혁이가 눈병에 걸려서 독서 논술 방과후를 뺐다. 나도 그 눈병에 걸리고 싶다. "수혁아, 나한테 옮겨줘!!" 나도 그 눈병에 걸리고 싶다.
아, 이런 마음은 중고등학생도 비슷할걸요. 김해 율산초등학교 2학년 박도현 어린이가 쓴 '힘든 4교시'도 볼까요.
내 친구들은 쿨쿨 잠을 잔다. 4교시 수업 시간이면 꼭 잔다. 난 그 심정을 잘 알 것 같다. 3교시까지 공부한 다음에 점심시간에 놀다가 지쳐서 피곤한 거다. 잠이 오지만 잠은 학교에 오지 않는 게 규칙이다. 학교는 공부를 너무 많이 하고 그래서 자꾸 잠은 오고 학교는 너무 힘들다.
다음 글은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2학년 윤서진 어린이의 '쉬는 날'.
학교를 6일 동안 쉬는 날이다. 그래서 기분이 조아서 계속 눈이 떠졌다. 근데 엄마가 아침부터 스타벅스에 가자고 했다. 아침부터 맛있는 것을 사주나 했다. 엄마가 스타벅스에서 초코 음료수를 사주고, 영어책 읽기 등을 시켰다. 너무 힘들었다. 쉬는 날인데 왜 공부를 하냐고 물었다. 엄마는 대답을 하지 않고 등짝을 때리셨다. 쉬는 날인데 왜 공부를 해야 할까. 이해가 안 된다.

창원 봉림초등학교 3학년 이동혁 어린이가 쓴 '살아간다는 뜻은'은 제법 진지하게 매일 학교 가는 일의 힘듦을 표현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학교 갈 준비도 하기 싫어진다. 씻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양말을 신고 가방을 챙기고 집을 나설 때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학교에 갈 수 있다.
나는 학교에 가면서 생각했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아간다는 것은 생활을 잘하는 것일까? 내가 학교를 안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여러 생각을 하면서, 산다는 일은 매일매일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귀찮고 힘들어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혼자서 해내야 하는 일이다. 만약 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힘들어도 묵묵히 다 해왔던 것이다.
그래도 힘드는 것은 어쩔 수 없으므로 좀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 보았다. 이제부터는 학교 갈 준비를 할 때 노래를 틀어놓아야지. 학교에서 재미있게 지낼 생각을 해 봐야지.

행복한 마음
다음 두 편은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생일 이야기입니다.
창원 호계초등학교 2학년 송민찬 어린이의 '해피벌스데이'.
오늘은 내 생일이다. 날씨도 내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처럼 하늘도 파랗고 이쁘고 바람도 시원하게 부는 멋진 날이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기분이 더 좋았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쪽지에 나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편지도 써주고 선생님께서 미역 선물을 주셨다. 저녁에는 선생님이 주신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여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많은 사람이 축하해주는 하루를 보낸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읽는 이들까지 행복해지는 글이죠? 다음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원 봉림초등학교 1학년 임지호 어린이의 '생일'.

'사랑' 이야기도 꼭 빠지지 않는 소재입니다. 창원 감계초등학교 1학년 손지유 어린이의 '나의 처음 사랑'.
나는 처음 사랑이 생길 때 너무 감동했다. 이름이 OOO이고 이름도 멋지다. 그때 나는 너무 놀라 할 말이 없었다. OO이 나한테 예쁘나 해서 나도 너무 멋져라 말했다. 부끄럽고 두근거렸다. 선물을 주고 싶어서 선물을 포장하고 학교에 가서 OO에게 선물을 주었다. 매일 집에 가면 OO이 생각이 났다. 행복해 잠도 잘 왔다.
매일 OO이는 빨리 온다. 쉬는 시간에도 같이 논다. 매일 감동하고 생각난다. 오늘 손 씻으러 갈 때 둘이 볼을 만지면서 갔다 들켰다. 왜냐하면 친구들이 보고 있었다. 친구 중 하나가 커플 생겼다!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우리 반 친구들이 웃었다. 부끄러웠다.
아이들의 두근두근한 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정리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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