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차기 우주정거장 계획 수정…극궤도 포기하고 ISS 궤도 선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퇴역 이후를 대비해 독자 우주정거장을 추진해 온 러시아가 당초 구상했던 극궤도 정거장 계획을 접고 ISS와 동일한 궤도의 정거장을 건설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차기 우주정거장을 궤도 경사 51.6도의 지구저궤도에 배치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퇴역 이후를 대비해 독자 우주정거장을 추진해 온 러시아가 당초 구상했던 극궤도 정거장 계획을 접고 ISS와 동일한 궤도의 정거장을 건설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차기 우주정거장을 궤도 경사 51.6도의 지구저궤도에 배치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소련 시절 미르(Mir) 우주정거장과 ISS가 사용해 온 궤도와 동일하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러시아 우주업계 내부 문서를 입수해 이번 계획 변경이 단순한 검토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립·운용 일정 수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극궤도 정거장을 전제로 준비해 온 기존 발사·조립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ISS에서 이미 사용 중인 모듈과 우주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재구성했다.
이번 계획 변경은 러시아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인도와의 우주 협력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러시아 뉴스 매체 RBC에 따르면 드미트리 바카노프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뉴델리 방문 중 “러시아와 인도 모두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두 정거장을 같은 궤도면에 배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2028년 바라티야 안타리크시 스테이션(Bharatiya Antariksh Station) 우주정거장 건설을 시작하는 초기 핵심 모듈을 발사할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다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인도와의 궤도 정렬 구상은 계획 변경을 설명하는 외교적 명분에 가깝고 실제 결정의 핵심 배경은 기술적·재정적 제약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극권 관측과 달 탐사 전초기지 활용까지 염두에 둔 극궤도 우주정거장을 검토해 왔다. 극궤도는 러시아 영토 대부분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인 우주비행 경험이 거의 없고 발사체·발사장·모듈 설계 전반에서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입수한 문서에는 극궤도 정거장을 전제로 개발하려던 핵심 모듈이 독립 정거장 운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부 평가도 담겼다. 차기 정거장의 중심이 될 예정이던 과학·전력 모듈은 본래 ISS 러시아 구역의 전력 보조용으로 설계돼 자이로 등 자세 제어 능력과 도킹 포트 구성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궤도 정거장을 전제로 한 발사 계획 역시 발사장과 로켓 준비 지연으로 잇따라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 계획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1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결합된 나우카(Nauka) 모듈을 출발점으로 2028년 말부터 새 모듈들을 순차 발사해 ISS에 도킹하는 방식으로 차기 정거장 조립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내부 문서에는 조립이 완료되면 이를 ISS에서 분리해 독립 운용하는 구상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ISS는 2030년 무렵 통제 재진입 방식으로 퇴역할 예정이어서 그 이전에 새로운 정거장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계획이 단순화됐다고 해서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문서에는 기존 모듈의 결함 보완과 추가 발사가 촉박한 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적시돼 있다. 일정이 지연되면 러시아의 유인 우주 활동에 일시적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