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백서] 황우석 줄기세포 3개 믿었다는 이유로 사기 무죄

김희원 2025. 12. 3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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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사법처리에서 밝혀진 것들

황우석 사태의 긴박한 반전을, 논문 조작의 처참한 실상을 독자 여러분들은 알고 있다. 그래도 궁금한 게 있다. 왜 그랬는가, 누구 잘못인가, 언제 알았는가 같은 의문이 남아있다.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밝혀진 몇 가지를 더 알아보자. 그러나 완벽하게 앞뒤가 딱 맞아떨어지는 스토리는 기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황우석 사건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됐고 지금도 이해가 안 가는 사건이다.


황우석은 1~3번 줄기세포가 진짜라고 믿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이다. 과학자들은 황우석이 모를 수 없다고 본다. 최초의 중요 검증인 1번 줄기세포 DNA 검사를 교수 지시 없이 김선종이 체세포를 쪼개 조작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2개라도 존재했다면 그토록 무리하게 조작한 것도 이상하긴 하다.

그러나 황우석이 줄기세포를 진짜로 믿었다고 볼 정황 또한 많다. 국내외 연구기관 여러 곳에 줄기세포(주로 1~3번)를 분양한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의 거짓말탐지기에서 황우석은 김선종의 섞어심기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답변에 진실 반응이 나왔다. 1번 줄기세포의 DNA 검사 조작에 대해 김선종·박종혁은 “황우석 지시”라 주장했고 황우석은 “몰랐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양쪽 다 거짓말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황우석 쪽에 좀 더 신빙성을 두었다.

2009년 10월 26일 황우석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후 지지자와 취재진에 둘러 싸인 채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때문에 사기 무죄를 받았다

줄기세포가 진짜라고 믿은 황우석의 인식은 사기죄 무죄 판결에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황우석이 2005년 논문 발표 후 SK와 농협에서 20억 원을 후원받은 것을 사기로 기소했다. SK는 2005년 7월 최태원 회장이 황우석을 만나 후원을 약속한 뒤 과학재단을 통해 3년간 30억 원 후원 계약을 맺었다. 10억 원이 입금된 다음날인 10월 7일 황우석은 7억 원을 인출해 정기예금에 넣고, 나머지 돈에서 김선종 입원비, 피츠버그 연구원들 귀국 비용, YTN 출장비로 5만2,000달러를 썼다. 농협도 9월 1일 과학재단을 통해 10억 원을 후원했다.

재판부는 이것이 횡령은 될지언정 사기는 아니라고 봤다. 사기죄는 상대를 속이거나 착각하게 만드는 기망(欺罔)행위가 있어야 성립하는데 황우석이 줄기세포의 존재와 기술을 믿었다면 논문 조작을 숨긴 것만으로 기망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SK측은 2005년 논문의 연구성과를 믿었기 때문에 별다른 조건 없이 피고인에게 연구비를 후원하게 된 것이지, (…) 실제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주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그 논문작성과정의 문제점으로 인해 위 논문이 최소될 경우 당연히 연구비 지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황우석 사기·횡령 등 사건 1심 판결문

1심 재판부(부장판사 배기열)의 논리는 선뜻 납득이 안 된다.

-줄기세포 수립 효율성이 논문의 핵심인데, 줄기세포를 2개 만들어서가 아니라 11개로 조작했기에 사이언스 논문이 나온 것 아닌가?

-사이언스 논문이 없거나 조작인데도 SK가 "연구성과를 믿고" 10억 원을 쾌척했을까?

-줄기세포가 일부 있다고 믿은 건 황우석의 인식일 뿐인데, 이를 기준으로 SK가 후원했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합당한가?

사법부는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지 않는 한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에 충실했다. 논문 조작의 기준 시점도 논문 최종 투고일로 잡는 등 학계 상식과 달랐다. 2심, 3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지지자들이 황우석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이런 법원 판결이 영향을 끼쳤다. 황우석 주장대로 줄기세포를 만들었는데 김선종이 바꿔친 것이라면 또 모를까. 황우석이 정직하게, 투명하게 연구팀을 이끌었다면 일어나지 않았거나 적발될 부정이었다. 부정을 걸러내고 징계해야 할 책임도 황우석에게 있었다. 김선종이 황우석을 속인 것은 사실이나 한팀이 돼 전세계 과학계를 속이려 하고선 사기가 들통나자 피해자라는 건 염치가 없다.


논문 조작은 처음부터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과 법원은 논문 조작을 일일이 수사하고 판단했으나 그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사이언스지에 대한 업무방해로 기소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뺐다. 세계적으로 연구부정을 형사처벌한 사례가 없고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작 내용은 서울대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워낙 큰 혼란을 일으킨 사건이었기에 행위자별 책임과 주변 의혹을 정리하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이를 근거로 황우석의 사기죄를 판단했다.

논문 조작에 책임이 큰 교수들인 이병천 강성근 윤현수가 기소됐는데 이들도 횡령으로 처벌받았다.


김선종 섞어심기는 혼자 했다

2006년 3월 2일 검찰에 소환된 황우석,김선종, 윤현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선종은 사전에 공모한 사람도, 사후에 보고한 사람도 없이 섞어심기를 혼자 했다. 왜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까?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다 알 수 없겠지만 검찰 수사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첫 섞어심기는 우발적이었다. 김선종은 2004년 8월 박종혁이 피츠버그대 박사 후 연구원으로 떠난 후 줄기세포 배양을 책임졌는데 배반포 단계에서 번번이 죽었다. 황우석은 "2004년 논문 같은 걸 매년 하나씩 내놔야 한다"며 압박했다. 10월 5일 아침 상태가 좋았던 배반포가 갑자기 나빠진 것을 본 김선종은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를 갖고 돌아와 몰래 배양접시에 섞어넣었다. 2번 줄기세포다.

이 무렵 미즈메디연구소 소장인 윤현수가 한양대 교수로 전직을 준비하면서 김선종은 소장 역할도 겸했다. 소심한 성격의 김선종은 일을 넘기지 못하고 신경안정제를 먹어가며 양쪽을 오갔다. 박종혁처럼 인정받아 유학을 가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2003년 12월에 이미 1번 줄기세포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섞어넣은 적이 있는 만큼 연구 윤리가 희박하기도 했다.

황우석 팀은 줄기세포를 배양할 영양세포를 미즈메디연구소에서 갖다 썼다. 김선종은 영양세포 위에 미리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를 담아와서 그 위에 복제 배반포 내부세포덩어리를 부착하는 식으로 섞어심기를 했다. 생명력이 약한 복제 세포는 죽고 왕성한 수정란 줄기세포만 증식했다.

11월에는 3번 줄기세포를 섞어심기로 만들었다. 12월 4~7번, 2005년 3월 8, 10, 11, 13번을 한꺼번에 만들었다. 4+, 14번 줄기세포는 서울대에서 배양되는 미즈메디 줄기세포를 섞어심었다.


김선종은 대대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

서울대의 움직임으로 진상이 밝혀질 위기가 닥친 2005년 12월 초·중순 김선종은 증거를 지우려 동분서주했다. 미즈메디연구소는 줄기세포 반출, 동결과 해동을 장부와 컴퓨터에 모두 기록했다. 김선종이 미즈메디 줄기세포를 가져올 때마다 ‘2004. 8. 20. 냉동된 7T는 2005. 3. 7. 김선종에게 1개 스트로를 서울대 실험용으로 해동하여 바탕영양세포에 얹어 준 것’ 같은 기록이 남았다. 김선종은 미즈메디연구소 연구원들에게 부탁해 장부를 없애고 컴퓨터 파일을 수정·삭제하고 노트북을 포맷하도록 했다. 장부와 시료 수를 일치시키려 줄기세포를 버리게 했고 증거인멸을 부탁한 이메일도 삭제하게 했다.


노성일은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노성일은 김선종의 섞어심기는 물론 미즈메디 줄기세포가 반출된 사실, 테라토마·배아체·줄기세포 면역염색사진 등 미즈메디연구소의 시료와 데이터가 서울대로 넘어간 사실을 몰랐다. 윤현수 박종혁 김선종 모두 황우석 밑에서 제 길을 찾았고 노성일에게 이런 일을 보고하지 않았다. 노성일은 줄기세포가 바뀌고 논문이 조작된 사실을 2005년 12월 15일에야 황우석과 김선종으로부터 들었다.

황우석 사건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된 2006년 5월 12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황우석 지지자들이 검찰 직원들을 향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우석은 돈 세탁을 했다, 치밀하게

수사에서 밝혀진 충격적 사실은 황우석의 돈이었다. 황우석에겐 2001~2005년 정부 예산 407억 원이 지원됐고 2000~2005년 민간 연구비는 97억 원이 모금돼 62억 원이 지원됐다. 이를 범죄자처럼 치밀하게 세탁했다.

그는 연구원 53명의 인건비 통장 외에 돼지·소 판매자, 매제, 고교 동문, 지인 이름의 차명계좌 10개를 썼다. 차명계좌에 연구비가 입금되면 여러 은행 지점을 돌아다니며 1,000만~3,000만 원씩 현금으로 인출했다. 또 여러 지점을 돌면서 차명계좌에 분산 입금했다. 캐비닛에 수천만 원을 넣고 쓰기도 했다.

세탁한 연구비와 개인자금을 운영통장에 섞어넣어서 검찰이 횡령을 의심하고도 기소하지 못한 금액이 상당하다. 이 통장에서 미국에 교환 교수로 간 이병천에게 3,000만 원, 후원 대기업 답례품 구입비 1,439만 원, 부인 차 구매대금 2,688만 원, 정치후원금 등이 나갔다. 황우석은 2005년 12월 30일 2억9,495만 원을 연구원들에게 나눠주고 통장을 정리했다.

황우석의 연구비 빼돌리기
<민간 연구비 횡령·편취>
-삼성(30억) SK(30억) 해동과학문화재단(1억) 기부 → 신산업전략연구원 = 모금 61억 원
-신산업전략연구원 → 소 구입비·유지관리비 인공수정사 등 차명계좌 송금 → 황우석, 차명계좌에서 1,000만~3,000만 원씩 현금 인출 → 다른 차명계좌에 분산 입금 = 송금 31.5억원. 이 중 횡령 5억9,200만 원, 사기 5,000만 원 기소

<정부 연구비 편취>
-과기부 복제돼지 연구비 → 서울대 수의과학연구소 = 지원 15억 원
-황우석, 돼지구입 허위 서류 제출 → 서울대 수의과학연구소 → 농장주 차명계좌로 송금 → 황우석, 현금 출금 → 차명계좌, 관악구후원회 계좌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사용 = 사기 1억9,200만 원 기소

⇒1심 횡령·사기 8.3억 원 유죄, 2심 이 중 1억 원 무죄

2000년 7월 설립된 신산업전략연구원(신산연)은 황우석의 주머니였다. 신산연은 삼성, SK에서 각 30억, 해동과학문화재단에서 1억, 총 61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황우석은 2000년 10월~2005년 2월 돈세탁을 거쳐 매제 등의 차명계좌로 31억5,484만 원을 받았다.

황우석은 이 중 7억5,600여만 원은 용처를 밝히지 못했고 23억8,689만 원은 밝혔으나 영수증 등 증빙 자료는 없었다. 황우석은 “포괄적 용도로 사용해도 되는 후원금”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그러면 왜 굳이 수고스럽게 자금세탁을 했겠느냐’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 연구비 중에서도 1억9,200만 원을 편취했다. 황우석은 허위 서류를 제출해 돼지구입비를 농장주 차명계좌로 받고 현금으로 출금했다. 차명계좌를 거쳐 미국 거주자에게 송금, 카드 대금, 수표로 바꿔 송병락 신산연 원장 딸 결혼식 식대 등으로 썼다.


불법 난자 취득은 미즈메디병원 아닌 한나산부인과였다

황우석 팀에 가장 많은 난자를 제공한 미즈메디병원은 생명윤리법이 시행된 2005년부터는 난자 공급을 끊어서 노성일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2005년부터는 안규리가 소개한 한나산부인과가 불임시술을 받으러 온 여성들에게 시술비를 감면해 주고 채취한 난자 542개를 공급했다. 황우석이 일부 비용을 댔다. 생명윤리법 위반이다.


섀튼은 조작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

황우석 강성근은 2005년 1월 15일경 인도 뉴델리에서 섀튼을 만나 논문에 대해 상의하면서 실험실 오염으로 4~7번 줄기세포가 사멸해 없다는 사실을 말했다. 황우석 강성근 진술에 따르면 섀튼은 ‘오염사고는 자주 있는 것이니 걱정 말고 논문을 쓰라’고 말했다. 검찰은 섀튼을 따로 조사하지 못했다. 새튼은 자신에게 전달된 데이터 수치가 수시로 바뀌는 등 조작을 눈치챌 기회가 많았다.


횡령, 업무방해로 처벌받은 논문 조작 피고들

서울중앙지검은 2006년 1월 11일 홍만표 특수3부장을 팀장으로 검사 9명 포함, 총 63명의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4개월간 대부분 의혹을 훑었다. 기소는 좋게 말하면 절제, 나쁘게 말하면 봐주기였다. 논문 조작을 기소하지 않은 것은 합당했지만 황우석의 연구비 횡령에 대해선 대부분 규명 못한 채 극히 일부만 기소했다. 검찰의 평소 모습은 아니었다. 박연차 수사를 그토록 파던 홍만표라면 더욱 그렇다.

2006년 5월 12일 서울중앙지검 이인규 3차장 검사가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황우석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한국일보 자료사진

판결은 1심 2009년 10월 25일, 2심 2010년 10월 16일, 3심 2014년 2월 27일 났다. 최종 판결은 이렇다.

-황우석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연구비 7억3,000만 원 횡령·사기, 불법 난자 취득

-김선종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섞어심기(업무방해)와 증거인멸교사

-이병천 벌금 3,000만 원: 연구비 2억4,600여만 원 편취

-강성근 벌금 1,000만 원: 연구비 1억1,200여만 원 편취

-윤현수 벌금 700만 원: 연구비 5,800만 원 편취

-장상식 선고유예: 불법 난자 취득

1심에선 황우석과 김선종이 똑같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었으나 2심 재판부가 횡령액 1억500만 원을 무죄로 인정해 감형됐다. 김선종은 항소하지 않았다. 그밖에는 1~3심의 판단이 바뀐 게 거의 없다. 선뜻 납득이 안 되는 사기죄 무죄도 대법원까지 일관되게 유지됐다.


서울대 징계도 법정으로 갔다

또 다른 법정 공방이 있다. 서울대 징계와 관련된 소송이다. 서울대는 2006년 3월 20일 징계위원회에서 논문 공저자 교수 7명 전원을 징계했다.

-황우석 파면

-문신용 강성근 정직 3개월

-이병천 안규리 정직 2개월

-이창규 백선하 감봉 1개월

그런데 황우석 파면이 쉽지 않았다. 황우석은 서울행정법원에 파면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이 9년을 끌었다.

문제는 2심이었다. 2011년 11월 9일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곽종훈 부장판사)는 “비위 정도에 비해 파면은 과하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와우. 대체 얼마나 더 큰 세계적 오명을 떨치는 연구부정이어야 학계에서 퇴출될 수 있는 걸까? 학계가 자정을 하지 말라는 판결이었다. 2014년 2월 27일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했고 2015년 12월 23일 황우석 파면이 확정됐다.

2006년 6월 20일 황우석 사건 관련 연구비 횡령으로 불구속 기소된 강성근이 첫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그에 대한 서울대의 해임 처분은 교육부와 법원에서 다툼을 거쳐 5년 만에 확정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6년 5월 검찰이 이병천 강성근을 연구비 횡령으로 기소하자 서울대는 추가 징계를 했다.

-이병천 정직 3개월

-강성근 해임

강성근도 순순히 해임되지 않았다.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번번이 막았다. 2006년 7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서울대, 강성근 해임→교육부, 정직 3개월→서울대, 재임용 거부→교육부, 무효→서울대, 재임용 거부→강성근, 행정소송→서울행정법원, “해임 정당”→서울고법 “해임 정당” 판결을 거쳤다. 5년이 걸렸다.

소청심사위원들의 온정주의도 문제지만 빌미는 서울대가 줬다. 강성근은 연구원들에게 데이터 조작을 지시하고 취합한 실무 관리자였는데도 첫 징계가 정직 3개월에 그친 게 문제였다. 뒤늦게 연구비 횡령을 이유로 해임하자 횡령 금액이 훨씬 많은 이병천과 형평성 논란이 일었고 교육부가 징계를 뒤집은 근거가 됐다.

수의대는 강성근을 옹호했다. 강성근이 하늘 같은 선배에게 대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동정했다. 선배라는 이유로 연구 부정을 묵인하거나 따라서는 안 된다는 게 황우석 사태의 교훈인데도 수의대는 파벌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타협한 게 첫 징계였다. 학생 교육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병천은 황우석 사태에도 서울대 교수직을 유지했으나 2019년 동물학대, 자녀 입시비리 등 의혹이 불거진 후 2022년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연합뉴스

이병천도 세월이 흐른 뒤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2019년 4~5월 KBS, SBS는 이병천이 복제한 검역탐지견 메이의 학대 폐사 의혹, 특수목적견 복제 사업 성과 의혹, 논문에 고교생 아들 끼워넣기 의혹을 잇따라 보도했다. 감사에서 연구비 유용, 아들과 조카 입시비리가 드러난 후인 2022년 9월 19일 서울대는 이병천을 파면했다. 징계위를 구성한 지 2년 9개월 만이다. 그사이 서울대의 조사와 조치는 미온적이었다. 20년 전 26일 만에 황우석 연구의 모든 의혹을 밝혀낸 서울대가 아니었다.

자료: 2006년 5월 12일 서울중앙지검 '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 수사결과', 황우석 사기·횡령 등에 대한 1심 판결문(2009년 10월 26일)·대법원 판결문(2014년 2월 27일)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① 2025, 왜 다시 황우석인가
    1. • [황우석 백서] 거짓은 왜 이토록 성실한가... 진실은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917260002506)
  2. ② 난자 파문: 형제, 결별을 선언하다
    1. • [황우석 백서] 황우석에 돈 받고 논문 로비한 섀튼, 대혼란의 막 올리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918180003626)
  3. ③ 영웅은 죽지 않는다
    1. • [황우석 백서] 절대 영웅 황우석... 비난은 고발자 MBC를 향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3240005298)
  4. ④ 만들어진 신화
    1. • [황우석 백서] 기적을 예언한 과학자 황우석, 세계 1등 갈망을 채우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610470002239)
  5. ⑤ 제보자는 왜 'PD수첩'을 찾아갔나
    1. • [황우석 백서] 거짓으로 쌓은 성... 류영준 "제보 말고 다른 선택지 없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4410004406)
  6. ⑥ 노무현이 불붙인 진위 논란
    1.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DNA 다른데도 황우석 옳다는 기자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5390000163)
  7. ⑦ 시약 논란: 팩트의 힘
    1. • [황우석 백서] "어휴, 그 시약은 쓰면 안 돼요" 과학적 거짓말이 대중을 속였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6430000223)
  8. ⑧ 황의 반격: YTN 청부 취재
    1. • [황우석 백서] "PD가 협박" 보도에 뒤집어진 세상... YTN 치욕의 특종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518560001117)
  9. ⑨ 세계적 특종, 탐사 전말
    1. • [황우석 백서] "어떻게 이런 사기를..." 충격과 분노로 밤샌 한학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3020010005219)
  10. ⑩ 적대적 정파성, 언론의 타락
    1. • [황우석 백서] 제보자 사냥, 사상 검증... 광풍의 중심 조선일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217360002977)
  11. ⑪ MBC 항복한 그날 밤
    1. • [황우석 백서] 모든 걸 휩쓴 YTN 폭풍... 벼랑 끝에서 진실의 응전이 시작되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612410005936)
  12. ⑫ 브릭이 찾은 조작 증거들
    1. • [황우석 백서]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숨은 영웅들의 싸움 촉발한 한 문장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922430001616)
  13. ⑬ 서울대 검증 결정 막전막후
    1. • [황우석 백서] "논문 검증" 소장파 교수들 나서자 대반전이 시작됐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009020003384)
  14. ⑭ 황우석 사단 내부의 폭로
    1.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없다" 노성일의 폭탄 발언... 사태 대반전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116190005517)
  15. ⑮ 사기의 탄생① 2004 논문
    1. • [황우석 백서] DNA 검사 5번이나 하고도... 줄기세포 정체 모른 채 조작, 또 조작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118580003182)
  16. ⑯ 사기의 탄생② 2005 논문
    1.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없는데 "데이터 준비하라" 황우석의 논문 조작 진두지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120410005731)
  17. ⑰ 서울대 조사위의 26일
    1. • [황우석 백서] PC수거, 실험실 폐쇄, 검찰 수사 방불... 전모 밝힌 조사위의 집념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222510001850)
  18. ⑱ 관료 박기영의 경우
    1. • [황우석 백서] 황우석 권력 만들고 "몰랐다"며 빠져나간 엘리트 카르텔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320560003544)
  19. ⑲ 원천기술 있나
    1. • [황우석 백서] 줄기세포 만든 적 없는데 기술 있나... 복제 치료 지금도 요원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418080002530)
  20. ⑳ 사법처리에서 밝혀진 것들
    1. • [황우석 백서] 황우석 줄기세포 3개 믿었다는 이유로 사기 무죄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821400001982)
  21. undefined 1번 줄기세포의 진실
    1. • [황우석 백서] 이론의 여지 없는 처녀생식... 인정하면 무너지는 황우석 월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923570004886)
  22. undefined 음모론과 선동가들
    1. • [황우석 백서] 황우석 추락에 상처... 고통의 심리 파고든 김어준의 음모론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0523300004246)
  23. undefined 왜 우리는 선동에 무력한가
    1. • [황우석 백서] 진실은 불편하다... 우리는 직면할 수 있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0712040003428)

 

김희원 뉴스스탠다드실장 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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