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끈한 쿠팡 대표 "1조7000억원 규모의 전례 없는 쿠폰 보상안"
[쿠팡 연석청문회] 5만 원 쿠폰 보상안 '꼼수' 지적에 해롤드 로저스 반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쿠팡이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으로 '5만 원 쿠폰 지급'을 내놓은 가운데 국회가 청문회에서 “더 나은 보상안을 내놓을 의지가 있느냐”라고 묻자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쿠팡 대표이사가 발끈하며 “1조7000억 원 규모의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30일 오전부터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후환경에너지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와 함께 쿠팡 연석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증인으로 해롤드 로저스 현 쿠팡 한국법인 대표이사와 박대준 전 대표이사는 출석했으나, 김범석 의장과 김범석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이사는 불출석했다.
지난 29일 쿠팡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으로 '5만 원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5만 원의 쿠폰은 로켓배송·로켓직구 등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원), 알럭스 상품(2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두고 다시 쿠팡을 가입해야만 쿠폰을 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고, 특히 보상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쿠팡 명품샵인 알럭스와 쿠팡트래블은 생소한 서비스라 보상이 아닌 판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무위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쿠팡의 대응을 보면서 한국 국민과 국회를 우습게 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용권 5만 원을 지급하겠다 이렇게 돼 있는데 그중에 4만 원은 고객들이 평소 쓰지도 않는 자사 서비스인 알럭스하고, 쿠팡트래블 할인쿠폰이다. 알럭스는 명품 취급 서비스 아닙니까? 거기의 최저가 상품은 양말이 3만 원이 넘어요. 피해자들에게 돈을 더 쓰게 만드는, 보상이 아니라 피해 구제를 빙자해서 비인기 서비스 홍보하고 탈팡도 막으려는 기만적인 판촉 행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보가 유출돼서 피해가 발생됐을 때 모든 사례에서 최소 10만 원씩은 보상했다. 이렇게 판촉 행사하는 식으로 5만 원 생색내기할 것이 아니다. 얼마 전 KT 같은 경우는 단말기 교체 비용 15만 원도 지원했고 또 5개월간 데이터 100기가 무료제공도 하고 통신요금도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보상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쿠팡에서 내놓은 것은 오히려 국민을 기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정 의원이 “더 다른 실질적인 배상안을 놓을 의지가 있는지 예스 아니면 노로만 답해 주시죠”라고 묻자, 해롤드 로저스 대표가 “먼저 저희가 한국 정부를 무시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저희는 12월 1일부터 한국 정부와 협력을 했고 한국 정부의 지시를 따랐다”라고 반발했다.
김현정 의원이 “용의가 있는지 예스 아니면 노로만 대답하시라니까요. 이보다 더 나은 보상안을 제시할 용의가 있는지만 답을 하시라고요.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저희 보상안은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것은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과방위 소속 김우영 의원은 “쿠폰 보상 지급은 한국의 공정거래법으로 봤을 때도 명백한 끼워팔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집단소송공정화법을 보면 쿠폰은 미국 법으로도 승인 거부당할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고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경우 반드시 실제 상환된 쿠폰의 가치에 기초해야 한다. 이게 미국 법원의 판례다. 그러니까 현금 대신에 쿠폰을 뿌려서 자신의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행위는 미국의 집단소송공정화법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도 쿠팡을 탈퇴했다. 탈퇴한 사람이 보상받으려면 재가입을 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의 집단소송공정화법 위반, 한국의 공정거래법 끼워팔기 금지 위반. 이렇게 해 놓고 그걸 보상안인 것처럼 과시하는 행위에 대해서 답변해 보라”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정확하지 않다. 그건 집단소송에 관한 것이고 저희는 자발적인 보상안에 관한 것이다. 쿠팡의 자체 조사였다고 많이 언급하셨는데, 우리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서 조사를 한 것이다. 한 달 이상 협조했다”라고 답변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쿠팡이 지난 25일 일방적으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쿠팡은 정부 지시라고 했으나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봉신부는 “현재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정보유출 종류 및 규모, 유출경위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에 있는 사항으로, 쿠팡이 주장하는 사항은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어떠한 지시를 한 바 없다”며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해 업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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