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제주 땅값의 몰락...대출 연체에 곳곳서 비명

김정호 기자 2025. 12. 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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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외담보대출 비중 37.1% 전국 2배
노년·저소득층 상환능력 약화 ‘악순환’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 가치 하락 흐름으로 주택외담보대출 연체율이 늘고 가계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금융팀은 30일 '제주지역 가계·기업 부채 건전성 평가 및 정책적 시사점' 브리핑을 통해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을 제안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주는 1차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상 주택외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중 상당수는 농지를 담보로 한 대출이다.

실제 올해 2분기 도내 가계부채 중 주택외담보대출 비중은 37.1%에 달한다. 이는 전국 평균 17.5%의 2배 이상 넘어서는 수준이다.

문제는 부동산 침체에 따라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2021년 농지법 개정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농지 가격도 덩달아 추락했다.

담보가치 인하는 연체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올해 8월 기준 도내 주택외담보대출 연체율은 2.03%로 가계대출 전체 연체율 1.16%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대출이 노년층 및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상환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금융 취약층은 만기연장이나 리파이낸싱이 어려워 연체율 증가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

도내 노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은 2019년 21.9%였지만 올해는 26.5%로 늘었다. 노년층의 1인당 가계부채 규모도 9700만원으로 전국 평균 87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저소득 또는 저신용자를 의미하는 잠재취약차주의 1인당 가계부채 비중도 21.7%로 전국 평균 19.1%보다 높다. 이는 잠재적 부실 리스크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

최종윤 한국은행 제주기획운영팀 과장은 "상환 능력이 취약한 노년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부채 쏠림 현상이 취약차주군을 넘어 잠재군까지 광범위하게 내재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이 주택외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런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가계부채 부실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대응책으로 지역 금융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취약차주 맞춤형 채무조정을 제안했다. 행정과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제주지역 금융안정 협의회' 상설화도 주문했다.

최 과장은 "상환 능력을 기반으로 선별적인 맞춤형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분할 상환이나 금리조정 등 선제적인 채무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제주지역 금융안정 협의회를 상설기구로 제도화 해 협조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각 기관의 핵심 리스크 지표도 통합해 식별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