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다르면 다 제거? 그러다 내란 벌어졌잖나" 이재명 대통령 작심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대결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더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가장 모범이 돼야 할 정치인, 관료들이 이 점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보수 3선 출신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여러 비판들이 제기되자 직접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 후 "본격 안건 심의 전에 추가로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등 보수 정당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국회의원을 내년 초 출범할 기획예산처 첫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이 기본소득을 반대해 온 점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해 온 점 등을 들어 현 정부 국정 운영 기조에서 과도하게 동떨어진 인사를 채택한 것이 아니냐, 실용인사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같은 논란이 이어지던 중 지명 이틀 만에 이 대통령이 직접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입을 연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통합된 힘을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최종 책임자가 대통령"이라며 "생각도 다양하고 입장도 다른 5200만 명이 모여 사는 게 대한민국 공동체다. 대통령이 될 때까지는 특정 세력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되는 순간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 전쟁과 정치가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점령해서 다 갖는다. 필요하면 다 제거할 수 있다. 그게 전쟁"이라며 "정치는 그러면 안 된다. 최종 권력을 갖게 되더라도 최종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 함께하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누리고 배제하면 전쟁이 된다. 이는 매우 원시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밝은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2025.12.30.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30/moneytoday/20251230113905849lpte.jpg)
또 "우리 사회가 이를테면 무지개와 같은 일곱가지 색을 가진 집단이라면 빨간 생각, 파란 생각, 노란 생각 등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 않겠나. 그런데 파랑 중심의 사회가 될지, 흰색 중심의 사회가 될지를 선거를 통해 결정한다"며 "파란색이 권한을 가졌다고 사회를 다 파랗게 만들면 안된다. 빨강은 공동체 자격을 상실하는 게 아니다.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주권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민주주의다. 그게 문명"이라며 "나 아니면 전부 적이고, 제거 대상(으로 여기면) 그러다 내란사태까지 벌어진 게 아닌가. 내 의견과 다른 집단의 인사를 다 제거하고 모든 것을 갖겠다고 벌인 극단적 처사가 바로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극단 대립과 대결의 사회에서 오히려 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정략적 수단이 아니고 우리가 정말 정상인 사회로 되돌아가려면 반대쪽 목소리도 듣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도 예를 들면, 이번 각료 지명이나 인사에 있어 참으로 고려할 게 많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면서도 "물론 모든 일은 최종적으로 국민 뜻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이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스스로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국민 앞에서 입증해 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 대통령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긍정해주고 의견이 다른 게 불편함이 아니라 시너지의 원천이라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가 모래라면 모래 말고 자갈, 시멘트, 물을 모아야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새로운 세상으로 나간다. 그래서 좀 더 포용적이고 좀 더 융화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잡탕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자의 특색은 유지하되 우리 구성원 모두가 '푸른색'을 선택했을 때 가진 기대와 원리, 원칙, 가치를 잃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적으로 주류의 입장, 가치와 원칙을 유지하되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재도 넓게, 운동장도 넓게 써야 한다는 차원의 말씀이었다. 조화로운 오색빛깔 무지개를 만들자는 말씀"이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유명 트로트 가수, 유부남과 입맞춤 CCTV 찍혔는데..."나도 피해자" - 머니투데이
- "하반신 마비 손자 간병, 딸도 아파"...김영옥 '가족사' 언급하며 눈물 - 머니투데이
- '마사지숍' 첫 출근 싱글맘, 배 마사지 받던 손님 "아래로 아래로" - 머니투데이
- '최진실 딸' 최준희, 성형 중독 고백..."예쁜 사람에게 친절, 부러웠다" - 머니투데이
- 상의 벗고 키스하는 장모 사위, CCTV에 그대로…글로벌 막장 충격 - 머니투데이
- 엘앤에프 4조 테슬라 계약, 973만원 됐다...또 악재, 2차전지주 '비명' - 머니투데이
- 264만원 패딩 사면 "2만원 빼준다"...쿠팡, 비용 아닌 매출로 차감 - 머니투데이
- 다니엘, 뉴진스 퇴출 당일 목격담..."션과 연탄봉사, 내색 없었다" - 머니투데이
- "다들 이 정도 병은 있잖아?"...한국인 3명 중 1명 방치하는 '조용한 폭탄' - 머니투데이
- "남편이 트로트 여가수와 외도"…숙행, SNS 댓글창 닫았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