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은 올랐다는데…대구의 체감은 달랐다

이규현 기자 2025. 12. 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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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4년 만에 최대 상승에도 대구는 108주 연속 하락…양극화 심화
부동산R114 제공

2025년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 독주'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전국 평균 지표만 놓고 보면 분명 회복 국면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상승과 침체의 간극은 오히려 더 벌어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년 1~12월 누적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6.03% 상승했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치만 보면 시장이 다시 살아난 듯 보이지만, 이 상승의 상당 부분은 서울이 만들어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해 동안 12.52% 급등했다. 월평균 1% 이상 오르며 사실상 전국 평균을 끌어올린 셈이다. 과거 과열기만큼은 아니지만, 연간 두 자릿수 상승은 결코 흔치 않은 기록이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다수 지역은 상승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다.

실제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 지역은 8곳에 그쳤고, 9곳은 여전히 하락세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세종(3.77%), 울산(3.21%), 경기(2.87%) 등 일부 지역만 제한적인 회복 흐름을 보였을 뿐, 자금은 여전히 '될 곳'으로만 이동했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수치로 확인된 한 해였다.

◆연말에도 꺾이지 않은 서울…세종은 다시 숨 고르기

연말 흐름 역시 이 같은 구조를 반복했다. 1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상승했는데, 서울은 전주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0.21%를 기록했다. 거래가 줄어드는 연말 비수기임에도 서울 시장은 쉽게 식지 않았다.

경기·인천은 0.13% 상승하며 수도권 전체 변동률은 0.18%를 나타냈다. 반면 정책 기대감으로 한때 반등했던 세종시는 같은 주 0.11% 하락하며 다시 조정을 받았다. 11월 전국 변동률이 0.56%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직전 달(0.90%)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둔화된 점은 시장의 피로감을 보여준다.

◆전세시장 '숨 고르기'…서울은 일시 하락

전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한발 먼저 숨을 골랐다. 1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상승에 그치며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연말·연초 이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장기 상승 흐름을 이어오던 서울 전세가격은 -0.03%를 기록하며 일시적인 하락 전환을 보였다. 수도권은 보합, 지방 역시 대부분 미미한 변동에 그쳤다. 전세시장 역시 방향성을 잡기보다는 관망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 숫자는 '상승'…체감은 여전히 침체

대구의 2025년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0.47% 상승하며 통계상 '상승 지역'에 포함됐지만, 전국 평균이나 주요 상승 지역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가까웠다.

지역 내부의 온도 차는 더욱 극명했다. 수성구를 중심으로 학군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달서구·북구 등 외곽 지역과 중소형 단지는 미분양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하락세를 지속했다.

대구는 여전히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이는 가격 반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10월 이후 미분양 물량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부동산원 제공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도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2월 넷째 주 기준 0.01% 하락하며 10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하락 폭은 전주보다 줄어들며 바닥 통과 기대를 키웠다. 수성구와 중구는 상승 흐름을 유지한 반면, 북구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저가 거래가 이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세시장은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연말 임대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잠잠한 가운데 대구는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이 13주 연속 상승했다. 수성구와 동구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영향이다.

◆'전국 회복'이라는 착시…2026년의 관건은 지역별 체력

2025년 부동산 시장은 분명 숫자상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서울과 일부 거점 지역을 제외한 다수 지역은 여전히 회복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이 끌어올린 평균 상승률 뒤에는 미분양, 거래 절벽, 수요 위축이라는 지역별 현실이 공존한다. 2026년 시장의 관건은 금리나 정책보다도 각 지역이 얼마나 '자생적인 수요'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구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아파트값은 매주 기준으로는 108주 연속 하락했지만, 연초 급락 이후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연말 가격이 연초보다 소폭 높아져 연간 누적 기준에서는 상승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규현 기자 leekh122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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