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사퇴 “의혹 제기 한복판, 이재명 정부 걸림돌 될 수 없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항공사 숙박권 수수 등 가족까지 연루된 각종 의혹이 연일 제기되자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임기 도중 개인 비위 논란으로 물러난 것은 초유의 사태로 평가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 26일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하고 4일 만에 김 원내대표가 물러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며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며칠간 많은 생각을 했다”며 “제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 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저의 의지”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약속했던 민생·개혁 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국민의힘과 내란 잔재 청산과 개혁 입법을 하느라 참 수고 많았다”며 “앞으로 잘 수습하고 헤쳐나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 출신의 3선 중진으로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그는 이달 말부터 항공사 숙박권 수수 등 각종 비위·특혜 의혹을 받아왔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직 보좌진을 의혹 제기자로 지목하고 공방을 벌이는 등 논란이 커졌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로 당선되고 6개월여 만에 중도 사퇴하게 됐다. 집권여당의 첫 원내대표가 개인 비위 의혹으로 1년 임기를 마치지 못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민주당은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즉각 돌입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다음달 11일 신임 원내대표를 뽑기로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금 치러지고 있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날짜를 맞췄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현직 서울시의원에게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당 윤리감찰단에 지시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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