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키우려 먹은 단백질…고기로 채웠다간 건강에 오히려 독 [지창대의 시니어 건강비책]

2025. 12. 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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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선생님, 근육 만들려고 매일 소고기 먹고 닭가슴살만 찾는데, 콜레스테롤 수치는 왜 이렇게 높죠?”

62세 박강현(가명)님은 은퇴 후 근력 운동의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식단은 오로지 동물성 단백질에만 치우쳐 있었다. 그는 ‘단백질은 다 똑같다’는 흔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근육을 얻는 대신 혈관 건강을 담보로 내놓고 있었던 셈이다.

식물성 단백질의 비중을 절반으로 늘린 지 4개월 후, 그의 LDL 콜레스테롤은 148에서 118로 떨어졌다. 근육량은 그대로였다. 하버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으로 3% 에너지 비율만큼 대체할 경우 사망률이 10% 감소한다. 박강현 님은 바로 그 효과를 몸소 경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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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 단백질이 최고라는 오해

오해 : 근육을 키우려면 동물성 단백질이 최고다?

진실 : 물론 동물성 단백질이 류신(leucine) 같은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근육 합성에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일한’ 혹은 ‘최고의’ 선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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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버드 보건대학원 연구진이 13만 명 이상을 20년 넘게 추적한 결과를 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붉은 고기나 가공육 섭취가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증가했고, 이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했을 때는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특히 가공육을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2020년 같은 저널에 발표된 Huang 박사 연구팀의 후속 연구에서도 식물성 단백질 섭취 증가가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사망률 감소와 강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재확인됐다.

콩, 퀴노아, 호박씨 등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을 조합하면 근육 합성에 필요한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으며, 장기적인 건강 측면에서는 훨씬 우월한 선택이다.

같은 단백질, 다른 결과

동일한 양의 단백질이라도 출처에 따라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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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MAO: 혈관을 녹슬게 하는 촉매제

붉은 고기에 풍부한 콜린과 카르니틴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TMAO(trimethylamine N-oxide)라는 물질로 전환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Stanley Hazen 박사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TMAO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도록 촉진하는 산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높은 TMAO 수치는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 콩팥병 위험을 2.5배 이상 증가시킨다. TMAO는 혈소판을 과활성화시켜 혈전 생성을 촉진하며, 이는 심혈관 질환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TMAO를 거의 생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식물에 풍부한 섬유질이 TMAO를 생성하는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2. 만성 염증 유발

붉은 고기와 유제품에는 Neu5Gc(N-glycolylneuraminic acid)라는 당 분자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의 몸은 이 분자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여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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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PNAS에 발표된 Samraj 연구팀의 연구는 Neu5Gc가 전신 염증을 유발하며, 특히 간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동물 모델을 통해 입증했다. 또한 동물성 지방에 많은 포화지방과 아라키돈산은 염증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과 류코트리엔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3. 식이섬유와 파이토케미컬의 차이

동물성 단백질에는 식이섬유가 전혀 없다. 반면 모든 식물성 단백질 식품은 장 건강에 필수적인 식이섬유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파이토케미컬을 함께 제공한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개선하고, 베리류의 안토시아닌과 녹차의 카테킨은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를 지연시킨다. 식물성 단백질은 단순한 건축 재료가 아니라 기능성 재료다.

“그런데 선생님, 식물성 단백질은 흡수율이 낮다던데요? 근육이 빠지지 않을까요?”

이것이 많은 시니어가 고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사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에 비해 류신 함량이 낮고 소화 흡수율도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적절한 조합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다.

아미노산 상호보완 방법

곡류(쌀, 밀)는 라이신이 부족하고, 콩류는 메티오닌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둘을 함께 먹으면 서로 부족한 아미노산을 채워 고기 못지않은 완전 단백질이 된다.

  • 쌀밥 + 두부찌개
  • 현미 + 렌틸콩 샐러드
  • 통밀빵 + 땅콩버터
위와 같은 조합이면 충분하다. 같은 끼니에 먹을 필요도 없다. 하루 동안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면 몸이 알아서 조합한다.

류신 보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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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합성에 특히 중요한 류신이 걱정된다면, 다음 식품들을 추가하자
  • 호박씨, 땅콩, 렌틸콩 (류신 함량이 높은 식물성 식품)
  • 콩 섭취량을 약간 늘리기 (두부 반 모를 3/4모로 늘이기)
소화 문제 해결법

“콩을 먹으면 가스가 차고 속이 불편합니다.”

이런 분들은 발효된 콩을 선택하라. 청국장, 낫또, 된장은 발효 과정에서 소화를 방해하는 올리고당이 분해되어 흡수율이 높아진다. 시니어의 저하된 소화 효소를 돕는 최고의 대안이다.

  • 단백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 콩류를 주식으로 삼아라
렌틸콩, 병아리콩, 검은콩은 최고의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다. 조리된 렌틸콩 한 컵(약 200g)에는 약 18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달걀 3개에 버금가는 양이다.

콩류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유익균은 이 섬유질을 발효시켜 부티르산 같은 단쇄지방산을 생산한다. 2016년 Frontiers in Micro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부티르산은 대장 세포의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장 점막을 튼튼하게 유지하고 전신적인 항염증 효과를 발휘한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선택지: 청국장, 된장, 순두부, 콩나물. 순두부찌개 1인분에는 약 1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두부와 템페를 활용하라

양질의 콩 단백질을 가장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들이다. 샐러드나 볶음 요리에 고기 대신 넣어보라.

견과류와 씨앗류를 간식으로

한 줌의 아몬드, 호두, 치아씨드는 단백질뿐 아니라 건강한 지방과 미네랄까지 공급한다.

3단계로 시작하는 단백질 균형

1단계(인식) : 단백질의 ‘질’이 ‘양’보다 중요하다. 붉은 고기 대신 콩을 선택하라.

2단계(균형) :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의 비율을 50:50으로 맞춰라. 곡류와 콩류를 함께 먹어 아미노산을 보완하라.

3단계(적용) : 매 끼니 식물성 단백질을 추가하라. 두부 반 모, 콩 한 줌이면 충분하다.

내일부터 국거리 소고기 양을 반으로 줄이고, 그 자리에 으깬 두부를 넣어보자. 국물을 머금은 두부는 고기 못지않게 포만감을 주고, 4개월 후 당신의 혈관은 박강현 님처럼 깨끗해질 것이다.

[지창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한국노인체육평가협회 회장]

참고문헌 (References)

1. Song M, Fung TT, Hu FB, et al. Association of Animal and Plant Protein Intake With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JAMA Intern Med. 2016;176(10):1453-1463.

2. Huang J, Liao LM, Weinstein SJ, et al. Association Between Plant and Animal Protein Intake and Overall and Cause-Specific Mortality. JAMA Intern Med. 2020;180(9):1173-1184.

3. Hazen SL, Wang Z, Tang WHW. Multiple studies from Cleveland Clinic research on TMAO and cardiovascular disease. 2013-2025.

4. Samraj AN, Pearce OM, Läubli H, et al. A red meat-derived glycan promotes inflammation and cancer progression. Proc Natl Acad Sci USA. 2015;112(2):542-547.

5. Eberl G, et al. Intestinal Short Chain Fatty Acids and their Link with Diet and Human Health. Front Microbiol. 2016;7: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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