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 내달부터 GPU 값 대폭 올린다

GPU 원가구조, 메모리 비중 급등
"엔비디아·AMD, 매월 GPU 값 지속 인상"
메모리, 내년 GPU 시장 판도 좌우할 듯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각)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엔비디아 콘퍼런스에서 신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다. 2025.01.07.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미국의 엔비디아와 AMD가 당장 내년 1월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을 대폭 인상할 전망이다. 높은 메모리 가격에 따른 원가 부담이 GPU 가격 인상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양사는 한 차례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수 개월에 걸쳐 단계적 가격 조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에 소비자용 GPU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서버에 쓰이는 고가의 GPU까지 가격을 일제히 올릴 수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AMD는 내년 1월부터, 엔비디아는 내년 2월부터 일부 GPU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50 시리즈, AMD의 라데온 RX 9000 시리즈 등 일부 소비자용 GPU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엔비디아 주력 제품인 RTX 5090의 올 초 출고가는 1999달러(286만원)였는데, 내년에는 5000달러(715만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양사는 앞으로 매월 GPU 가격을 계속 올릴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용 GPU 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GPU까지 가격 인상 범위를 전 제품군으로 넓힐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빅테크들의 GPU 가격 인상 움직임은 GPU 원가 구조에서 메모리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GPU에 들어가는 메모리 가격이 올해 급등하면서 빅테크들도 기존 GPU 가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GPU의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최근 8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GPU에 쓰이는 대표적인 D램 메모리인 DDR5 16G(2Gx8)의 가격은 지난 5월 5.5달러였는데 지난달 20달러를 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당장 내년 2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4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본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수 배 이상 더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I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통상 AI 데이터센터용 GPU는 장기 공급 계약을 하는데, 내년에 이뤄지는 공급 계약부터 높아진 메모리 가격을 GPU에 반영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GPU인 'H200'의 가격은 3만~4만 달러(4200만~5700만 원) 선인데, 내년에는 이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H200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대당 6개씩 들어가는데 HBM3E의 공급 가격은 20%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은 앞으로 메모리 가격 향방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며 "내년은 메모리 가격이 GPU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1b 32Gb 기반 256GB DDR5 RDIMM.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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