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금연·운동 목표 작심삼일?…"항상·절대 단어 쓰지 말라"

이채린 기자 2025. 12. 30.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새해 목표 달성에 성공하기 위해 목표에 '항상'과 '절대'라는 단어를 넣지 말라고 조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새해에는 새로운 당신.' 연말이 되면 SNS와 광고를 가득 채우는 문구다. 새해 목표를 제시하는 헬스장과 다이어트 프로그램 광고가 쏟아진다. 새해를 맞이해 2026년 새로운 계획과 목표를 세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새해 결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많은 사람이 1월 중순이 되기 전에 목표를 포기한다. 전문가들은 새해 목표 달성에 성공하기 위해 목표에 '항상'과 '절대'라는 단어를 넣지 말라고 조언했다. 

28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심리학자, 전문의 등 전문가들이 새해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목표를 세우는 방식 자체에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제안했다. 

전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클레어 케이 박사는 새해 목표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결과 중심적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체중 감량, 직업 변경, 이사처럼 단정적인 표현의 목표가 대표적이다. 이런 목표는 압박만 크고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 

케이 박사는 먼저 스스로를 점검하라고 했다. 지금 삶에서 만족스러운 부분, 나를 지치게 하는 것, 생각 없이 자동으로 반복하는 행동 등을 적어보고 구체적으로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라고 했다. 체중 감량을 하고 싶으면 왜 감량을 하고 싶은지, 감량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등을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케이 박사는 점검한 내용을 바탕으로 '과정 중심'으로 새해 목표를 설정하라고 제안한다. 고정된 결과보다 방향과 경험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직업을 바꾸겠다’는 결심 대신 ‘나에게 에너지와 의미를 주는 일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이를 위해 도전해 보겠다’는 방식이 더 목표 달성에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심리학자 킴벌리 윌슨은 새해 목표를 세울 때 ‘항상’과 ‘절대’라는 단어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단어들이 흑백논리적 사고를 강화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들거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극단적 접근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수요일에는 반드시 조깅을 할 거야',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을 거야' 같은 다짐은 한 번의 실패로 계획 전체가 무너졌다는 인식을 만들기 쉽다. 윌슨은 “특히 다이어트나 운동에서 하루만 실수해도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을 실험해보고 싶다', '~을 위한 공간을 더 만들고 싶다', '~를 하며 나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겠다'처럼 유연한 표현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또 전문가들은 한 번의 실수로 새해 목표를 포기하려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몇 주 동안 잘 지켜오던 새해 목표도 달리기를 한 번 거르거나 배달 음식을 먹고 늦게 잠들면서 무너질 수 있다. 윌슨은 새해 결심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로 사람들이 자신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만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운다는 점을 꼽는다.

그는 “사람들은 피곤한 날이나 늦게까지 깨어 있는 상황처럼 변수가 발생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며 "실수를 새해 목표 실패로 해석하기보다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이 박사는 새해 목표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수를 했을 때는 자기비판보다 호기심을 갖고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며 다음 주나 다음 달을 기다리지 말고 매일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국 커리어 코치인 엠마 제프리스는 새해 결심을 지키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행동을 이미 일상에 자리 잡은 행동과 연결해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제프리스는 “양치 후 팔굽혀펴기 10개, 와인을 따른 뒤 10분 글쓰기, 아이들을 재운 후 스트레칭처럼 기존 루틴에 새 행동을 자연스럽게 얹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해야 할 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구조 안에 녹여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제프리스는 동기 부여에만 의존하기보다 주변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잠들기 전 책을 읽고 싶다면 책을 베개 위에 올려두어 읽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 수 없게 만드는 식이다.

또 전문가들은 저축이나 예산 관리처럼 돈에 관련한 목표는 긍정적인 목적과 연결해야 목표 달성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돈과 관련한 목표는 원하는 것을 먹고, 입는 등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지키기 어렵게 만든다.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는 돈을 아껴야지', '지출을 줄여야지'처럼 막연하게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 여행을 위해 돈을 아껴야지'처럼 원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