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부 큰 제주SK 코스타 신임 감독, 만만치 않은 韓축구 이겨낼까 [초점]

이재호 기자 2025. 12.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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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포부가 크다. 52세의 나이에 처음 맡아본 감독직이며 이미 4년반동안 보내본 한국, 제주SK라는 좋은 구단의 지휘봉을 잡게 됐으니 당연히 스스로 기대도 클 것이며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늘 괴리가 있다. 한국 축구는 수많은 새로움 혹은 변종을 늪으로 빠뜨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과연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신임 감독은 만만치 않은 한국 축구를 이겨내고 자신의 취임기자회견 말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제주SK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제주SK 감독 취임식을 통해 지휘봉을 잡았다.

2025시즌 제주는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백전노장의 김학범 감독이 지난시즌부터 이어온 부진을 끊지 못하며 9월 경질됐고 이후 김정수 감독대행이 팀을 맡아 K리그1 12개팀 중 11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나갔다. K리그2 2위를 차지한 수원 삼성과 맞붙어 승리해 K리그1 잔류에 성공했지만 제주SK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매우 실망스러웠고 자칫하면 2019년에 이어 또다시 강등당할뻔 했다.

제주는 많은 국내 후보군 감독 등을 검토했지만 최종선택은 세르지우 코스타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수석코치로 함께 한국에서 4년반을 지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어냈다. 특히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는 2차전 막판 퇴장을 당해 벤치에 앉을 수 없었던 벤투 감독을 대신해 벤치에서 지휘해 2-1 승리를 이끌어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의 소위 '빌드업 축구'를 구현한 수석코치였지만 코스타 감독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52세의 나이, 거의 20년가량 지도자 생활을 했음에도 감독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좋은 코치가 좋은 감독이 된다는걸 보장하지 않는게 축구계다.

코스타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 첫 감독직에 앉아 포부가 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규율, 조직, 야망이라는 세가지 키워드가 가장 중요하다"며 "모두가 같은 정신, 같은 권리, 같은 규칙을 가져야 한다. 국적, 나이 등은 중요하지 않다. 조직력은 타협할 수 없다. 우리 삶처럼 팀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함께 해야 한다. 훈련, 경기, 미팅 때도 그렇다. 야망은 점진적으로 경기를 치르며 생긴다. 최고의 팀이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제주SK

또한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축구, 우리가 지배하고 점유율을 높이고 소유권을 차지하는 축구, 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하겠다"며 "공수 균형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상대 골 지역에선 다이내믹하고 자유로울 수 있게 하겠다. 확실한 건 우리가 주도하고 압도하는 것이다. 상대에 반응하는 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의 철학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끝까지 해낼 것이다. 우리가 만약에 주도적으로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는데 가까워질 것"이라며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말대로 된다면 정말 좋을 것이며 이런 목표가 뚜렷해야 한팀을 이끌어갈 감독이 될 수 있다. 제주 수뇌부 역시 이런 코스타의 철학에 동조해 그를 선임했다. 실제로 제주SK 고위 관계자는 "사실 본사에서도 코스타 감독이 감독 경험이 없다는걸 우려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런 부분들이 그를 감독으로 선임한 이유라고 귀뜸하기도 했다.

포부가 크고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한건 좋다. 문제는 이상과 현실이 충돌할때다. 막상 시즌이 시작하고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늘 성적이 좋을 수 없다. 초반부터 부진할 수 있고 생각처럼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초보감독 등은 헤맬 수 있다. 특히 외국인 감독이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K리그는 어떤 새로움, 변화적인 축구를 늪으로 빠뜨리는 경향이 있는 리그다. 처음엔 다들 새로운걸 시도하려 하고 특히 신임 감독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살아남기 위해, 승점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위해 3백, 버티기 등을 하는 경향이 강한 리그다. 이런 K리그에서 처음으로 감독직을 경험하는, 외국인 감독이 초심을 지키고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타 감독은 "좋은 순간도, 안 좋은 순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철학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안 좋은 순간이 나올 확률은 낮아질 것"이라며 "프리시즌에 해내야 한다. 시간은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 내년 시즌이 끝날 때 우리가 몇 위에 있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자신했다.

과연 코스타 감독과 내년 시즌 유일한 외국인 감독을 보유한 팀이 될 제주SK는 2026년이 끝났을 때 어떤 모습일까. 2026시즌이 벌써 기다려진다.

ⓒ제주SK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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